대림 저금통에 짤랑짤랑 용돈을 모은 우리들은 하얀 봉투에 그돈을 넣어 1월 9일 1시30분에 성당에 모여 해성보육원으로 향했다.
엄마, 아빠가 안 계신 작은 꼬마아이들을 위로도 해주고 또 우리가 정성껏 모은 성금도 전해주려고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에수님께 무사히 다녀올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드리며 성당을 나섰다. 보육원에 도착했을때 아이들은 잠자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우리들 때문에 갑자기 일어나서 그런지 조금 부시시해 보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서 모두 맑게 건강하게 웃으며 장난도 치고 하였다. 그런 아들이 정말 좋아 보였다.
그중 우리가 낯설어서 그런지 얼굴을 찌푸리며 우는 아이도 몇명 있었지만 선생님이 달래주셔서 같이 놀기도 하고 참 즐겁게 보냈다.
처음엔 나도 좀 어색해서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성호라는 아이와 친해져서 동화책도 읽어주고 여러가지 이야기도 해주며 잘 놀았다.
이제 좀 사귀어서 친해지려니까 선생님께서 집에 가야한다고 갈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난 너무 섭섭했다. 더 있고 싶었고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일인데 보육원을 나서기가 싫었다.「한참 친해지려니까 집에 가야 될게 뭐람」하고 중얼거렸다.
내가 준 머리빗셋트를 성호가 잘 간수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녀온 요즘도 성호가 가끔 눈에 아른 거리고 눈물이 난다. 그 아이들이 너무 불쌍했다. 빨리 좋은 부모님을 만나 입양되어 갔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바라는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다음에 갔을때 성호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해도 좋은 부모님을 만나 즐겁게 살고 있다면 보진 못해도 난 참 좋을 것이다.
보육원 아이들이 좋은 사람들에게 입양되어 그 맑은 모습 그대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맑은 모습은 내 머리속에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