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하느님께 원망스러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답답한 일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가정의 이야기이다. 그 부모들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가고 있다. 레지오 마리애이며 꾸르실료며 가입하지 않은 신심단체가 없을 정도며 기도할때도 세리와 같이 진지하고 열심이다. 하지만 그 집 아이들은 전혀 성당에 다니지않고 있다. 아직 고3은 고사하고 고2도 안된 아이들을 그 열심한 부모들이 성당에 보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하기야 왜 그 이유를 모르겠는가. 신부가 되려해도 학력고사 성적이 나쁘면 안되는 세상이니 이 다음에 커서 하느님의 훌륭한 일꾼이 되기 위해서라도 성당 근처엔 얼씬하지 않는게 상책이다.
아무리 세상이 이렇다해도 천당 입학은 시험 점수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줄 알기 때문에 아이들은 성당에 보내지 않는 대신에 그 부모들은 곱절로 열심인 모양이다.
정말 이 엉거주춤한 꼬락서니를 보고 하느님은 왜 가만히 계신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느님은 눈치도 없으신 모양이다.
모든 것을 인간의 이기적이고 계산된 마음가짐으로 보고, 살려는 작태가 한심스럽고 답답하다. 우리 신앙인들은 세상의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좀더 단순하고 희생적인 삶을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아이들의 신앙생활 시간까지 빼앗는 나쁜 부모가 되지 않도록 늘 깨어있는 부모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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