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눈앞에 둔 한국가톨릭교회의 3대과제는 신앙쇄신ㆍ한겨레의 복음화ㆍ나라밖 복음전파를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한겨레의 복음화란 남과 북의 하나된 겨레와 나라밖에 흩어져 있는 모든 한겨레에 대한 복음화이고, 나라밖의 복음전파는 주로 12억의 중국대륙과 러시아가 그 대상이 된다.
교회창설 2백돌을 기점으로 신자수가 급증하여 오다가 3백만에 이르러서는 예비자수의 둔화와 냉담자의 증가가 오늘날 한국 가톨릭의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그 동안 교회가 외적성장에 따른 자만에 빠져 실적 향상에 게을리 했다는 자성의 소리가 일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3백만은 큰 수자이지만 1백명당 6명을 가지고 외적성장이라고 할수 있을까? 오히려 외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자라지 못하였고, 교회 스스로도 거듭나는 일에 게을리했다는 자각에서부터 교회의 쇄신은 시작된다고 본다.
더욱이 한겨레 전체와 나라밖에 대한 복음화를 위해선 체계적ㆍ지속적으로 신앙교육을 받은 신심깊은 하느님의 일꾼들이 엄청나게 필요로 하게되는 21세기를 대비하여 교회가 앞서 해야 할 일은 한국 가톨릭 자체의 신앙쇄신이다.
더욱이 「쉬는 교우의 증가」와 「예비자둔화」현상도 그 근본적인 원인은 급변하는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자기쇄신에 게을리한데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21세기를 준비하는 교회당국에 신앙쇄신적 측면에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신자재교육은 본당별 차원보다는 한국 가톨릭 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정의 수립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본다. 거기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들은 교구차원의 일치와 양보와 겸손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그것은 오늘날 경쟁적으로 세워지고 있는 신학재교육과 일반교육에 돌리는 것이 바로 교회의 일치의 모습이고, 교구별 사제의 질적문제의 대두와 인적 물적 낭비를 막는 바람직한 길이라고 본다.
각 교구에 일반신자 대상의 교리신학대학 같은 교육기관을 통하여 종신부제직 과정, 본당지도자 과정, 일반신자교육 과정 등을 두어 체계적으로 운영한 다면 보다 효율적ㆍ질적인 신자재교육이 이뤄지리라 본다. 그것은 가끔 영성적으론 매우 모자라는 이가 사회적ㆍ물질적으로는 가진덕택에 교회지도자가 되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와 장님이 눈뜬이나 딴 장님을 이끄는 모순을 막는 길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성서적인 지식의 부족과 교리지식이 모자라 적극적인 선교보다는 좋은 표양을 통한 간접선교로 만족하는 신자들에겐 더 할나위 없는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도시본당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서 도시교회의 공소화가 요청된다. 오늘날의 도시교회의 성직자들은 초대교회때 신부님 뵙기 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고 사제들 또한 줄잡아 7~8천의 신자를 거느려야하기 때문에 지나친 사목적 업무량으로 영신적ㆍ육신적으로 지쳐있고 바쁘지 않은 분이 없다.
한 사제에 알맞은 신자수를 7~8백명으로 보았을때 오늘날의 현실은 사제를 너무 혹사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바로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본당 밑에 1천명쯤을 단위로 한 공소를 두는 일이 필요하고, 사제를 효율적으로 보필할 수 있는 종신부제직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본다.
필자의 지역만해도 4개동에 성당1개가 있는데 비해, 1개동마다 개신교회는 수십개가 있다. 본당의 비대화는 교회의 문턱이 높아지게 만들고, 소외계층과 쉬는 교우를 양산하게 되고, 사제들에겐 충분히 기도하고 쉴수 있는 틈마저도 없게 만든다. 그것은 공부안하는 사제가 되게 하고 신자 또한 공부안하는 양떼가 되게 만든다. 따라서 사제가 충분히 기도하고 쉬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사목할 수 있도록 본당신자수를 줄여야하고 안식년제를 도입해 충분히 영육간의 건강을 돌볼수 있도록해야 한다.
너무나 바쁜 나머지 지난해에 했던 강론이 되풀이되거나 신자재교육을 위해 유명강사를 모셔다가 특강을 듣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본당신부님 말씀을 지루해 하거나 재미없이 하는 현상을 막기위해서라도 2~3년마다 일정기간 성직자재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하는 것도 교회쇄신적인 차원에서 고려해 볼 일이다.
셋째, 「쉬는 교우」의 문제는 질적인 신자재교육과 교회쇄신이 선행된다면 어느정도 해소된다고 본다. 한편 쉬는교우들을 자주 만나면서 느껴지는 것은 「쉰다」는 개념 자체도 하느님의 설리안에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것은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가기위한 일보후퇴 일수도 있고, 열심했던 이가 쉬게 될때는 지나간 믿음살이를 되돌아보는 「사막에서의 기도」와 같은 때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쉬는 교우」란 신앙적으로 앓고 있는 이들로서 다른 교우들의 깊은 관심과 보살핌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이고 『사람보고 다니는게 아니고 하느님보고 교회다니는 것이지요』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될때 마다 「쉬지않는 교우」들에게도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한편, 새 영세자가 곧 쉬는 교우가 되는 것은 예비자교육기간이 짧은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신자가 된 뒤 스스로 믿음살이를 할수 있을때 까지 잘 돌보지 않은 기성신자들에게 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게다가 교회안의 기성신자들의 나쁜 표양을 때문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런점에서 대부모와 대자녀의 날을 설정해 본당별로 잃어버린 대자녀 대부모 찾아주기, 서로 가정방문 하기, 함께 미사참례하기 등을 실시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유명 인사에 대한 대부모 편중현상 막기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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