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3위 한국성인중 이름 표기가 잘못된 성인이 많다는 주장이 계속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계속하는 교회사가ㆍ한글학자 등은 1백3위 성인의 이름 표기에 기초가 된 달레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에 나오는 성인의 고유명사가 문제이며, 나아가 한국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달레 신부의 저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한국교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아명(兒名)ㆍ일컫는 말 등을 정식 이름으로 착각, 성인의 고유명칭으로 표기한 사실 등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실 달레 신부는, 당시 박해의 와중에서 조선에서 선교하던 선교사들이 보내준 사료에 의거, 프랑스에서 「한국 천주교회사」를 썼다. 그래서 자신도 책의 머릿말에서「한가지 지적해둬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시기와 선교사에 따라서 지명과 인명 등 고유명사의 표기가 가끔 다르게 나온다는 것이다…각자의 귀에 들리는 그대로 재주껏 옮겨 놓은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달레 신부의 말이 이런진대, 달레 신부 저서의 기초가 된 선교사들의 사료들을 발굴하는 것이 우선되는 일이지만 이 또한 박해와 일제 및 6ㆍ25 등을 거치는 동안 거의가 유실돼 버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성인의 행적과 올바른 이름 찾아주기의 일을 등한할 수 없다.
한국성인이 누구인가. 그들은 우선 우리와 같은 피를 나눈 우리의 선조이다. 그들은 심판을 거치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에 이미 들어간 분으로서, 신앙의 산표적이며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그 자신이 영광을 입는데 그 참 뜻이 있는게 아니라 뒷 사람들이 추종하도록 하는데 진정한 의미가 있다.
그런데 우리 한국성인회 경우 사실상 너무 초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외국의 경우 한분 성인을 두고 생가ㆍ기념관ㆍ무덤 그리고 그에따른 숙박시설ㆍ진입로 등이 갖춰져 순례객을 맞고 수십가지의 전기 등이 간행돼, 신자들이 세파속에서 그 성인의 올곧은 삶을 본받도록 여건이 조성돼 있는데 비해 우리 성인은 행적 등은 고사하고 이름에서조차 논란을 빚고있는 현편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않지만 지금이라도 성인의 고향과 후손을 찾아 족보나 가정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문서나 편지등의 사료를 발굴하는 작업을 서둘러야한다.
이같은 일은 교회사학자 등의 전문가에게만 맡겨 둘 일이 아니다.
평신도가 스스로 진리를 찾아왔던 한국천주교회의 전통을 본받아 뜻 있는 평신도가 나름대로 관심있는 한 두명 성인의 행적을 찾고 가계와 지역 및 시대속에서의 활동상을 더듬어가면서 고유의 영성을 발견해 나가야 한다.
이런 작업들이 많은 이들의 생할과 정신속에서 성숙돼갈때 성인의 전기는 지금처럼 천편일률적인게 주를 이루지않고 내용이 다양하고 깊어질 것이며 한국교회 영성의 풍요에도 도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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