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부터 일기 시작한 선교둔화현상과 냉담자 증가 및 사제성소 지원자 감소현상에 한국교회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각 교구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원인 분석과 대책마련의 일환으로 심도깊은 작업을 펼치기도 하였다.
각 교구마다 실시한 원인분석 현황을 종합검토해 본 결과 대개 다음의 유형으로 나타났다.
첫째, 세속화와 물질화의 과정에서 현대인의 가치관 변화에 따른 신앙의 무관심.
둘째, 통계적인 수치에 의한 수효에만 급급했던 신자 증가율.
셋째, 사회적인 환경 요인에 의한 신앙생활과 일상생활과의 부조화.
넷째, 교회의 중산화와 대형화에 따른 특수사목의 다양화와 전문화에 따른 교회의 인력ㆍ재력과 시설의 미비점 등이다.
이러한 선교둔화의 현상은 원인 분석에서 잘 대변해주듯이 교회사목의 활성화방안에 대한 재조명을 시대적 요청으로 일깨워 주고있다.
교회의 사목이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 기반을 둔「인간구원을 위한 봉사」활동이며 「보편적 구원의 성사」인 교회가 「지금」「이곳」(here and now)에서 처한 세상과 관련을 맺고있는 모든 인간에 대한 복음화로 맺어지도록 하는 선교활동의 매개체라고 정의한다면 사목활동에 대한 접근방법을 다각적으로 시도해야 할것이다.
왜냐하면 선교 3세기를 맞이하는 한국교회가 오늘 이 시대의 복음화의 방향에 더욱 중요한 것이 선교의 삶의 현장에 교회 사목과 우리들 자신의 생활이 일관성 있게 펼쳐져야 할 것임을 그어느때보다 현실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문헌(교회 17)에서도 지적했듯이 하느님의 백성이요, 구원의 보편적 성사인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며 눈먼 사람들을 보게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하느님의 은총을 선포하는(루가 4, 18)것은 교회 선교의 창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유업하는것 뿐만 아니라 시대와 더불어 연계성을 지니면서 사회속의 교회의 모습으로서 신앙생활고 일상생활의 조화를 위한 사목적 접근방법을 내포시키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선교사명에 근거한 사목 활동의 접근방법은 일반적으로 사목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서 개념정립상 다음의 3가지, 즉 사목적 배려, 사목적 상담 그리고 사목적 심리치료로 구분하여 단계적인 실천방안을 구사해 볼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하고자 한다.
첫째, 사목적 배려
사목적 배려는 사목의 실천적인 분야안에 가장 총괄적인 사목활동이라고 본다.
이러한 배려는 여러가지의 공식, 비공식적인 개종이나 신상면담 그리고 성사적인 성무집행에 있어 성인, 부부, 청년 그리고 주일학교 어린이 등 각 계층의 집단 등과 함께 비조직적 일반적인 사목활동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따라서 사목적 배려는 교회안에서나 대로에서, 회의실이나 일반가정집, 병원의 병실에서나 장례식장등 어느곳에서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 없이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사목적 배려는 반드시 종교적, 윤리적, 그리고 심리적 전망들을 함께 포함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할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배려는 전인적인 인간 상호작용의 교환을 이루는 크리스찬 공동체의 충만한 증거를 가져다 주기때문이다.
둘째, 사목적 상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선교활동으로서의 사목적 배려에 한단계 더 보태어 인간의 심층적인 면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어 주는 것이 사목적 상담이라고 본다.
이러한 상담은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요구하는 조직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사목활동이다. 이 분야의 초점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에 관한것으로서 주로 당사자의 심리적인 갈등이나 불안정, 우울증 그리고 개인이나 집단 상호간의 불화 등 개인적인 성장을 억누르는 심리적 혹은 발달적 장애요인에 기인한다.
또한 사목적 상담은 한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혼란이나 종교적 생활에 대한 회의등을 취급함으로써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인간 자유에 대한 갈등과 도덕적, 사회적, 종교적 인식 모두의 여러가지 혼합체들이라는 통찰을 일깨워 주는데 있다. 따라서 사목적 상담은 인간의 삶에 대한 도덕적ㆍ종교적 전망들과 함께 심리-발달적 이해와 결합된 전문적인 사목활동의 한 부분으로서 선교 영성에 새로운 흥미를 유발 시킬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셋째, 사목적 심리치료
사목적 심리치료는 사목상담보다 전문성을 띄면서 주로 임상적인 사목활동 분야이다. 이 분야 역시 사목 상담처럼 한정된 시간과 장소가 요구되고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치료에 중점을 둘 뿐 아니라 도덕적ㆍ종교적 개념에 기초한 사목적 활동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심리적 이해와 중재의 활용이 내포된 크리스찬 신앙에 일관하는 인간의 본질과 세계관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때 2천년대를 눈앞에 둔 선교의 삶의 방향에 있어 사목활동을 위한 접근들은 크리스찬 신학과 현대 사회과학, 즉 현대발달과 심리치료학 모두에 기초한 교회내의 사목적 배려, 사목적 상담, 그리고 사목적 심리치료의 총괄적인 상호문맥안에 시도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선교의 창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도는 인류의 복음화를 위한 사목활동의 영역으로 이 3가지의 차원을 골고루 활용하셨다. 그분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경외하는 품위를 가졌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 애정적 반영과 삶의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 자비심과 영민의 정으로 면담을 이루시며 신체적ㆍ심리적 그리고 영적인 치유와 전환, 내적 쇄신을 일으키게 하는 목자로서의 생활자세를 흐트리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시대를 초월하여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온 세상으로 가서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시오』(마르16, 15) 하시면서 당신의 목자상(像)을 전수 하셨다.
주님의 목자상을 전수받은 이 시대의 모든 사목자들 가운데 한사람으로서 교회선교의 재조명을 자각하며 「사목」과「상담」의 조화를 꽤뚫어 볼려는 나는 방주의 창을 통하여 두번째의 메시지를 날려본다.
『수고하고 짐을 진 여러분은 모두 내게로 오시오. 그러면 내가 여러분을 쉬게 하겠습니다』. (마태11, 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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