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에 자주 찾아오는 한 단골손님이 있었다. 손가락엔 언제나 묵주반지를 끼고있고 프라이드 승용차를 끌고 다녔다. 그래서 우리들은 프라이드 아줌마라고 그를 불렀다.
서울음대 강사라는 그 아주머니는 세종로 본당에 다닌다면서 무신론자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하곤 했다.
매일 두세번씩 우리 휴게실에 와서 쉬어가는 아주 친근한 사이긴 하지만 『점도 보러다니고 토정비결도 매년 본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어머! 아주머니 나일론 신자네. 점은 왜보고 토정비결은 왜봐요? 그런걸 보면 고해성사를 받기도 힘들텐데』했더니 그 아주머니왈 『보면 어때 친구들이랑 매년 재미로 보러다니는데 그리고 고해성사는 한번도 안받았어』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말하는 그 아주머니가 괜히 미웠다. 천주교 신자로서의 권위를 저런 사람들이 망친다고 생각하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세한지 몇년이나 된것 같지만 교회법의 실체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았고 알면서 재미로 그런 것을 보러다니는 것도 같았다.
맑은 물을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통 더럽힌다 하더니만 진정한 천주교 교우들의 위치를 다 손상시킨다고 생각하는 교우들 각자 제나름대로 자기 행동에 대해 반성할 문제가 많다고 생각되어졌다. 매사에 분열없는 나의 행동이 교우들이나 외교인에게 악한 표양이 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좀더 내자신이 신자임을 되새겨 보는 마음의 여유를 찾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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