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사목교서를 발표했다. 올바른 선거문화를 창조합시다를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사목교서는 물론 24일에 치르게 되는 제14대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우리 주교단이 선거만을 겨냥 사목교서를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주교단이 발표해온 사회사목 교서들은 생명문제를 제외하곤 정치, 사회문제들을 복합적으로 다루어 왔기때문이다. 선거라는 명제 하나가 주교단의 사목교서 주제로 부상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공명선거에 대화 우리나라의 절대절명의 사명감을 확인할 수가 있다 하겠다.
사순시기에 발표된 이번 주교단 사목교서는 지난해 인권주일에 사목교서를 발표한지 불과 3개월여가 경과했을 뿐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회의원 선거를 눈앞에 둔 우리사회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그 어느때보다 공명선거가 필요하다는 의식의 공감대가 사회저변속에 흐르고 있지만 선거와 맞물려 들어나는 갖가지 행태들은 일찌감치 공명선거는 포기하는 쪽으로 들가가고 있다. 심지어 어떤이들은 뽑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비극적 현실이라고 극단적 진단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주교단은 사목교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 잡을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제, 그리스도 신자들은 깨어 일어나 선으로써 악을 이겨내고 (로마12, 21) 기필코 공명선거를 이룩하자고 촉구하구 있다. 아울러 주교단은 정직한 지도자, 부정과 비리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지도자, 정의와 평화를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수 있는 지도자, 가난하고 소회된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를 뽑자고 호소하고 있다.
국민과 언론, 정치인과 정부, 그리고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고(告)한 주교단의 이번 사목교서를 접한면서 우리는 어둡고 절박한 우리의 현실을 읽을수 밖에 없다. 과연 우리의 정치 지도자 가운데 주교단이 예시한 인물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그러나 주교단이 촉구한것 처럼 우리는 이번 선거와 관련,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화폐한 이 사회를 진리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복지사회로 변환 시키기위해 부정과 부패세력이 꾸미는 음모에 과감히 맞서야만 할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선거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에 뽑힌 우리의 지도자들이 2천년대를 준비하는 주역임을 명심해야만 할것이다. 올바른 지도자를 뽑지 못한다면 우리의 2천년대, 미래는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잊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사목교서와 관련 주교단을 향해 어리석은 투정 한 마디를 드리고자 한다. 그것은 사목교서의 발표시기를 교회신문이나 주보의 발행싯점에 맞춰주십사 하는 것이다. 주교단의 사목교서 전문(全文)을 우리 신자들이 발표 10일만에 접해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사목교서 발표 의미가 삭감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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