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을 보고 노오란 개나리를 기다리는 것을 탓하지나 않을런지요.
어느 덧 3월입니다. 썩은 그루터기에서 새싹이 돋아나듯 제 삶에도 새로운 싹과 꽃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합니다.
십오척 담장아래 이름 모를 풀들의 새순을 보고 얼어붙은 저의 마음도 봄기운을 느낍니다. 그리고 엄동이 풀려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맑은 새 물로 제 육신과 마음을 깨끗이 씻고 싶습니다. 차갑고도 맑은 새봄날의 여울물에 지난 어두웠던 겨울의 삶들을 하얗게 헹구어 말리고 싶습니다.
지금도 아물지 않은 옛상처를 성숙의 밑거름으로 삼아 새로운 정화의 삶을 살아가렵니다. 썩은 초목이라해도 비록 시들어 보잘 것 없는 풀포기라 해도 그삶의 그루터기에서 새싹과 아름다운 꽃을 자랑스러이 피우듯이 힘찬 의지와 믿음으로 주님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갈것을 이 봄날에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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