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인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한 마라토너의 고독한 훈련과정과 도전, 좌절, 그리고 재기하여 드디어 풀코스를 완주하는 인간승리를 줄거리로 한「MY WAY」란 미국 영화가 있었다.
- 나의 가야할 길
그 아무리 멀다고 해도
나는 떠나리라 후회없이 미련도 없이…
영화 전편을 흐르는 주제가를 우리말로 번안하여 가수「패티김」이 부른 노래가 한때 인기챠트에 오른 적도 있었지만 사순시기를 맞은 요즘 어쩐일인지 이 노래가 생각나고 영화장면이 회상된다.
나의 가야할 길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가는 길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세상에 태어나서 오늘까지 과연 자기의 길을 꾸준하게 열심히 걸어왔으며 또 계속 걸어가고 있는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나의 길을 정확하게 찾았는지 아니면, 나의 길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길에 접어들어 방황하고 있는지 않는지-나의 길보다 남의 길이 더 좋게보여 능력에 미치지 않는 길을 무리해서 나고 있는지 않는지-지금 걸어가는 나의 길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 진정최선을 다해 걸어가고 있는지-등등, 모든 사람들마다 주어진「나의 길」에 대한 성찰과 반성, 그리고 확인해보는 시간을 이 사순이기에 가져봄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14대 총선열기 속에 선량후보들은 저마다 내가 아니면 나라의 민주화와 통일을 이룩할수 없다는 사자후을 뱉고 있는데, 과연 모든 후보들이 진정한 국만의 대변자로서 올바른 길을 걸어왔으며, 또 앞으로도 계속 걸어갈수 있을 것인지?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선생님들은 진정 올바른 사도의 길을 걷고 있는지 기업체를 경영하는 사장님들은 한푼의 탈세와 부정도 없이 노동자를 내몸처럼 아끼며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봉사하는 도덕성을 지닌 경영의 길을 가고 있는지,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소행에 밤낮이 없는 군인들은 진정 국가와 민족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올바른 군인의 길을 가고 있는지,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관과 국민의 공복으로 불리는 공무원들은 진정 지팡이와 공복 구실을 착실히 하며 결코 억울하게 죄를 덮어씌우거나 사욕부터 챙기는지 않았는지, 모든 상인들은 오직 상도의를 지키며 바가지나 가짜를 진짜로 속여 팔지는 않았는지…생각하면 이세상을 살아가는 각계각층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주어진 길을 진정 제대로 가고 있는지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면서 이마에 성호를 그으며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우리를-성직자나 수도자, 일만 평신도, 우리 모두는 진정 각자에게 주어진 탈란트를 백분 발휘하면서 나의길, 주님을 향한 참신자로서의 길을 착실하게 걸어가고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본다.
하느님으로 부터 선택받은 하느님의 자녀들로서 과연 부끄럽지않은 길을 걸어왔으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넉넉하게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인지…
눈을 감고 스스로를 양심의 거울에 비추었을 때, 과연 몇사람이나 만점을 받을수 있는지, 아니 낙제점을 면할 수 있는 사람만이라도 얼마나 될런지?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부끄러움을 다 드러내놓고 용기있는 성찰과 반성으로 「나의 길」이 조금 이라도 잘못 되었다면 주저없이 진로수정을 하고 바른 길을 찾아 새롭게 재출발 하도록 해야한다. 비록 돌이킬 수 없이 너무 깊은 수렁에 빠져버렸거나 되돌아 갈수 없도록 너무 멀리 와버렸다해도 더 늦기전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나의 길」을 되돌아보고 어떤 척도로「나의 길」을 진단할 것이며 어떤 거울에 스스로를 비추어볼수 있을까?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해결의 열쇠는 각양각색이겠지만, 우선 우리는 주님의 걸으셨던「골고타」를 향한 죽음의 길, 십자가의 길에 우리의 모든 것을 비추어보자.
과연 주님이 걸으셨던 그 길에 놓인 작은 조약돌만큼이나 우리는 「나의 길」을 알고 있는지, 십사처 영상을 우러러 그안에 스며있는 「나의 길」은 무엇인지.아픔과 슬픔과 굴욕과 고난속에 담겨져 있는 구원의 참진리는 무엇이며 「나의 길」은 어떻게 찾아야할 것인지…
-『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14.6).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다시한번 곱씹으며 우리가 가야할「길」이 무엇이며 「나의 길」도 결국은 어디로 귀결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한번 가보았던 길이지만/어느 날 지나다보면/꼭 처음 보는듯 생소하게 여겨지는/길은, 어디에는 있다./매일 지나다니는 낯익은 길만이/길이 아니듯/처음 보는 길이라도길은 길이다/세상을 살아가며 수없이 우리앞에 놓이는길/어디까지 가약끝이 나는지 /어느 곳에 목적지가 있는지오 모른채/지금길도 먼 길도 모른채/어차피 가야만 하는길이라면/어느한 길을 가야만 한다/그러다보면, 그러다보면 잘택한 길이라도 도중 막히고/이 길이 아니라고 누가 말했어도/훤히 뚫려 곧게 놓여지고/평탄하다 했어도 곧 비탈지고/마침내 사라져버리기도 하는 것을.../길은 언제나 우리앞에/먼 옛날부터 수없이 놓여있고/우리는 어차피 서로 다른 한 길만을 골라/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어제도 오늘도 걷기만 한다/)
졸시 <길>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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