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때였다. 우리 가족 모두는 할머니댁에 추수하러 갔다.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맑은 시골로 들어서니 마냥 즐겁기만 했다.
할머니댁에 도착하여 웃어른께 먼저 문안인사를 드리고 아침밥을 든든히 먹었다. 식사를 끝내고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갖추고 논으로 나갔다. 논에는 가을의 싱싱함에 누렇게 물든 벼들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논 한쪽으론 큰아버지께서 콤바인으로 벼를 베고 다른 한쪽에서는 낫으로 벼를 베기 시작하였다.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그런지, 어려워서 그런지 나는 낫질이 잘 되지 않았지만 주위 어른들께서 하시는 걸 보며 열심히 낫질을 해나갔다.
그날은 가을같지 않게 유난히 더운 날씨였다. 약 한시간 가량 일을 했을까? 갈증이 심하게 나고 땀은 얼굴을 타고 내리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서 난 그만 논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루도 아닌 한시간동안 이렇게 농사일을 하여도 무척 힘드는데 일년 내내 농사를 지으시는 농부아저씨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비로소 알게 되었다. 농부 아저씨의 얼굴이 왜그렇게 검은지 손은 왜그렇게 거칠어 졌는지. 나는 농부아저씨들이 무척 위대하게 느껴졌다.
사람은 일을 직접 해보아야만 물건의 소중함을 느끼나 보다. 지금 우리는 외국농산물이나 식량을 허비하고 음식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과연 이것이 옳은 행동일까?
앞으로는 절대로 반찬 투정하지않고 쌀 한톨이라도 버리지 않겠다. 농부아저씨들의 정성과 피땀으로 자라난 식량을 항상 소중히 생각하며 농부아저씨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고 다짐한다. 식량의 중요성을 비로소 느끼게 해준 지난 가을은 정말로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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