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대 국회가 탄생됐다. 24일 총선을 통해 드러난 국민들의 기대는 여소야대라는 엄숙한 결실로 드러났다. 공명선거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높았고 교회역시 공명선거에 대한 이례적인 담화문을 발표할 정도로 관심을 보인 이번 총선결과는 한마디로 오늘의 민심, 그 흐름을 읽게해주고있다.
공명을 이야기 하기는 했지만 이번 선거를 깨끗한 선거라고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선거와 관련, 여당과 야당이 보여준 갖가지 행태는 어쩌면 71%라는 낮은 투표율로 나타난 것인지도 모른다. 아울러 낙승을 자만한 여당의 참패는 3당합당이 가져온 부작용의 결실로 진단되고 있다.
뿐만아리라 지난 4년여 동안 어려울 만큼 와해돼버린 우리의 경제현실과 떨어질대로 떨어진 도덕율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지난 몇해동안 우리는 우리삶의 근본 목적이 무엇인지를 잊고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민생이나 치안, 국민복지 등 실질적인 문제는 뒤로한채 정권유지에 급급하고 야합을 위해 힘의 분배에만 정신이 팔린 정치놀음속에 우리 국민들은 오직 살아남기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살아남기위해 투쟁해온 국민들의 현실을 무시한 정치가 생명력이 짧은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직하게 살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그 정직과 열심을 바보같은 일로 치부해 버린다면 그 정치는 실패했음이 틀림없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정치인들은 특히 여권을 뼈 아픈 자기반성을 해야만 할것이다.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반성을 해야 할것이다. 정말 해도 너무 못했다는 것이 정치를 놓고 국민 모두가 하는 말임을 머리숙여 경청해야만 할것이다.
이같은 전제를 토대로 한다면 제14대 국회는 무슨 일을 어떻게 우선적으로 해야하는지 그 결론을 얻을수가 있다. 물론 지금가지의 전례로 봐서 크게 기대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정치 역사상 국민들의 기대를 총족시킨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대조차 버릴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가 제 궤도를 찾기위해선 국민들의 협조가 전제되어야만 할것이다. 국민 스스로 자기의 위치를 찾아 자기 몫을 묵묵히 해나가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인지 모른다. 깨끗한 정신과 건강한 마음을 가진 국민 다수가 버티고 있다면 상식 이하의 정치판도가 도 다시 재개될수는 없지 않겠는가.
아울러 이번 제14대 국회에 진출한 가톨릭 신자 국회의원들께 축하의 말씀과 더불어 신앙인으로서의 역할을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한다. 그 역할이 무엇인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신자임을 잊지 않는 선량(善良)이 되어 달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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