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부님은 일명 좁쌀영감님이시다. 약간 벗겨진 머리에 안경, 약간 불거진 광대뼈의 목청좋으신 우리 신부님은 잔소리로 유명하신 분이다.
성가소리가 작거나 하면 당장 야단을 치시고 기도소리가 작으면『우리 신앙을 고백합시다. 이게 뭐꼬. 지금 염불외나. 다시해라』는 식으로 호통을 치신다.
미사때 떠드는 아이가 있으면 당장 혼을 내시는데 이런 경우를 몇번 경험한 우리들이 미사시간에 조용해 진것은 물론이다.
우리 신부님은 소원을 하나 갖고 계신다. 우리 성당에서 사제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신부님이 신학교 가시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이 있다.
「사제가 되고 싶다」는 이유로 신부님은 새벽미사후 주임신부님방 앞에서 허락을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단다. 퇴짜만 맞았던 신부님은 돌아갈 생각은 않고 뚝심좋게 기다리셨다.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고 해질무렵이 되서야 그 신부님은 우리 신부님을 보고『아니 이녀석! 아직도 안갔네』하시면서 풀뽑기를 시키셨다 한다. 풀뽑기도 다 마치자 비로소 신부님의 허락이 떨어졌단다.
이제 세운지 만2년이 채 안되는 우리 성당을 이끄시느라 힘드신 우리 신부님. 아마 이 글을 읽으신다면 하늘을 바라보시며「씩」하고 웃으실 것이다.
우리 신부님께 주님의 무한한 사랑과 은총이 있기를 빌며 이만 우리 신부님 자랑을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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