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수감하고 있는 동료들이 나만 보면 우스개 소리로『철 좀 들어라』고 말한다. 우스개 소리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나이 삼십이 넘은지 이태가 지났지만 아직도 철부지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으니 철이 없기는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영원히 철부지로 지내고 싶다. 철이 없다는 것은 나쁜 뜻으로도 많이 사용되지만 내가 생각하는 철부지는 예수께서 말씀하신 하늘나라의 모습을 닮은 어린애 마음을 지닌 자이다. 나는 그런 철부지가 되고 싶다. 인격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성숙시켜 나이에 걸맞는 품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써 철이 드는 것도 있겠지만 항상 깨끗하고 맑은 웃음과 천진한 마음의 어린이가 되어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작은 철부지가 되고 싶다.
이렇게 철부지가 되고 싶은 욕심을 마음속에 채우고 언제나 주님의 도구로 살아가리라 소망해 본다. 그래서 삼십을 넘긴 지금도 욕심없이 순진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설프게 철이든답시고 어른 흉내를 내다가 이웃들에게 아픈 상처를 심어줬던 지난날들을 반성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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