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식물인간처럼 잠재우기를 한달동안이나 해야 된다던 안젤라는 주님의 은총으로 매우 순조로운 회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공호흡 횟수도 다른 아이들보다 쉽게 줄었고, 소변도 잘 배설되고 있어 걱정이 없다는 의사선생님의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그러더니 1주일이 지난뒤 안젤라는 깨어났다. 강제로 잠을 재우지 않아도 될만큼 폐동맥압이 정상을 회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감사로운 은총인가? 의사선생님들도 안젤라의 회복을 모두 의심스러워 하려 즐거워했다. 난 너무 좋아 그동안 제대로 불러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했던 아이를 부르며 얼싸안았다. 주님을 향한 감사의 마음이 코끝을 저리게 하였으나 난 그 눈물을 안젤라의 손등에 모두 문질러주었다. 어디선가 툭 떨어져 다시 내 가슴에 안긴 아이같이, 이 순조로운 회복이 감사하기만 했다. 하느님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어찌 이런 감격이 있을 수가 있었겠는가?
이렇게 예상보다 회복이 빠른 안젤라에 반해 대모의 아들 요셉이는 점점 힘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중환자실 의사선생님을 찾는 다급한 방송안내와 함께 곧이어 요셉이의 보호자를 찾았다. 우린 모두 다 함께 가슴이 덜컹함을 느꼈다. 대모가 달려가고 조금후, 우리도 모두 뒤따라가 보았다. 중환자실규칙을 무시하고 문을 열어 내다 본 광경은 그야말로 가슴이 미어지는 장면이었다. 대모는 미친듯이 울부짖고, 요셉이 주위를 둘러섰던 의사선생님들은 모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우린 누구나 할 것없이 눈시울을 적셨다. 그때 의사선생님 한 분이 우리에게 들어 오라는 손짓을 해 우린 위생복을 걸칠 정신도 없이 대모를 부축해 끌다시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무던히도 고생하던 이 요셉!
그 아이는 그렇게 영원히 천사가 되어 하느님 곁으로 달려가 버렸다. 난 다시금 안젤라를 보살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안젤라가 중환자실에서 보름쯤을 지낸 어느날, 면희시간에 의사선생님은 말씀 하셨다. 『정원이는 내일이나 모레쯤 병실로 올라 갈 것같은데요. 장담은 못하겠지만요』
『녜? 정말이세요?』
이 또한 얼마나 기쁜 소식인가?
그렇게도 힘들거라 수도없이 들어왔던 말들이 모두 비누방울이 되어 하늘위도 날아 가 버리고 난 기쁨으로 충만한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이틀후에 안절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지키기라고 하듯, 병실식구들의 환호가운데 건강한 모습을 하고 돌아왔다.
병실로 돌아온 안젤라는 많은 변화를 보였다. 그토록 흐려있던 초점은 엄마와 눈을 맞출줄 알았고, 목을 꼿꼿이 가눌줄도 알았으며 모빌을 보고 방긋이 웃을 줄도 알았다. 얼마나 큰 은혜의 변화였던지 내 가슴은 그저 기쁨으로 방망이질 할 뿐 그 감사로움을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도 많이 달라진 안젤라였지만 수술후에 자연적으로 생기는 가래가 폐에 들어붙어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뱉어 낼 능력이 없는 아이에겐 폐주위를 힘껏 두들겨 가래를 떨구어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안젤라는 잠을 자고 있었으니 폐가 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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