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솜씨로 피아노를 치면서 성가부르기를 좋아하기에 오늘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요한과 요셉이 들어온다. 나를 밀치고는 어린이 미사책을 펼치더니 저희들이 좋아하는 성가들을 치면서 노래를 아주 씩씩하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 그들과 어울려 신나게 합창을 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그 낭랑한 목소리로 부르는 성가는 일상에 지친 나를 얼마나 기운나게 하는지. 그리고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사람들』로 시작되는 「나를 따르라」는 노래는 상큼한 바닷바람 속에서 주님을 따르는 착한 어부들 모습을 떠올려 주었다. 또한 『가난한 형제는 하느님께서 높여주심을 기뻐하고』로 이어지는 「하늘에 쌓은 재물」은 부의 축적에 눈이 어두운 어른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해바라기 노래」는 티없이 맑은 동심으로 돌아가 주님 모습 따라 돌고 또 돌아보고 싶게 했다. 『예수님 우리마음 풋솜과 같아요. 주님말씀 그대로 물들여져요』의 「풋솜과 같은 마음」 노래는 순결하고 복종하는 천사의 마음 그대로이리라.
『아침이슬 따라 묵주만들어 이슬 같은 기도 바치고 싶네』. 주님을 위해서라면 반짝이는 이슬방울이라도 따서 바치고 싶은 온전한 믿음의 표현이 아닐까.
맑고 깨끗한 믿음속에서 성가의 말씀을 음미하면서 부르는 것도 주님 축복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나에게 두 아들을 주셨을땐 주님뜻에 따라 키우라고 하심을 잘 알지만 세상욕심대로 키우려 하다보니 야단과 매로 책망도 많이 했다. 그럴때마다 『예수님 대하듯 하라』는 말씀을 상기해 본다. 부득이 어린이 미사에 참석할 때가 종종 있다. 그 어린 양들이 천진난만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열심히 성가를 부를땐 그 어떤 유명합창단의 실력보다도 더 큰 감동을 맛본다. 그리고 어른들의 성가부르는 모습과 비교를 해본다. 저 티없는 마음속에 담길 하느님의 사랑은 얼마나 크고 달콤할까. 그 속에 요한과 요셉 두 형제가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주님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영특한 아이를 저에게 주셨으니 이제 그마음이 주님말씀 그대로 물들수 있는 풋솜되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면서 아집과 위선으로 때묻은 저의 마음도 순화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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