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오월이 되었다. 풀내음 짙어가고 수목이 푸르름을 자랑하며 만가지 꽃들이 피어나는 이 화창한 오월에 우리는 우리의 희망이요 미래인 청소년들을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1997년에 오월을 청소년의 달로 정하고 청소년을 위한 갖가지의 행사를 펼치는 한편 그들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그런데 정작 청소년들은 격동하는 사회속에서 또 극심한 부조리로 점철되는 현실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고민하여 방황하기 일쑤다. 청소년범죄는 날이 갈수록 많아져 가고 작은 일에도 좌절하며 심하면 자살하기도 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난폭하고 유약하게 만들었는가.
청소년문제는 바로 어른들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60년대이래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물질적인 생산과 이득을 가져와 많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물질의 풍요속에 쾌락과 안일한 생을 즐기도록 해 주었고, 반면에 가지지 못한 계층의 일부에게는 반발과 좌절 및 범죄심리를 부추겨왔다. 이에 더하여 사회의 윤리 도덕은 제자리를 잃고 표류해 가치관이 거의 상실되다시피 해 버린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판에 청소년들만 건전하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청소년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들의 양 어깨위에 이 나라의 모든 것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는 신앙교육이 필수불가결하다. 신앙보다 더 확실히 양심을 밝혀주는 것은 없고, 신앙보다 더 명확히, 이 거친 세파를 헤쳐나갈 정신을 굳건히 심어주는 것은 없다
그러나 오늘날 대다수 신자가정은 비신자가정과 다름없이 자녀들의 입시교육에만 주로 신경쓰고 있다.
수원교구 평협이 91년도 교구장 사목지침의 골자였던「청소년의 해」를 마감하면서 이에 따른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교구내 45개 본당 2천여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가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 결과에 따르면 청손년들은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개선하고 기도생활도 비교적 꾸준히 해 나가는 것으로 집계됐으나, 도리어 본당이 청소년을 위한 새 프로그램 마련에 인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신자가정은 자녀들의 신앙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가정기도도 소홀했으며 교회간행물 구독비율도 미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요컨데 본당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청소년속에 뛰어 들어가 그들의 체취에 맞는, 신선한 사목 프로그램 발굴을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신자가정은 자신들부터 먼저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면서, 세속적인 관심보다 그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향하는 참된 방향으로 굳건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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