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문화연구소가 제1회 세미나 주제로「생명」을 선택했다. 「세상의 생명을 위하여」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생명문화 연구소가 제1회 세미나주제를 생명으로 설정한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 실상에 비추어 볼때 참으로 적절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우리사회는 인간생명에 대한 가치와 경외심을 회복시켜야할 위기속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인간생명의 존엄성이 오늘처럼 곤두박질친 예가 우리 역사상 아마 없었을 것이다. 우리사회는 현재 인간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할수 밖에 없는 각종 비인간화 현상으로 오염되고 있다. 경제 제일주의 정책과 물질주의의 팽배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들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상처를 입고 유린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은 바로「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은 그 어떤것과도 비견될수 없을만큼 소중하고 그중에서도 생명권은 누구로부터도 침해받을 수 없는 신성한 것이라 할수가 있다. 생명문제에 관한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이 큰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 할수있다.
생명문화연구소의 이번 세미나는 그 자체로 교회는 물론 이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하겠다. 생명문제에 관한 교회의 시각을 제시하고 아울러 생명에 대한 종교적 경외심을 환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는 무수한 생명이 생매장 당할 수 있는 위기 앞에 놓여있다. 바로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 하고 있는 모자보건법의 문호를 더욱 더 개방하겠다는 형법개정시안을 눈앞에 두고있지 않은가.
이번 세미나의 또하나의 특징은 생명을 사랑하는 각 종교, 종파의 고유한 정신과 가르침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생명문제를 모든 종교가 관심을 갖고 대처한다면 생명의 경외심은 지켜질수도 있다는 전망 역시 가능한 일이다.
생명을 수호하는 일은 시급하다. 누가해도 해야할 일이지만 교회의 역할은 강조의 여지가 없다. 만일 교회마저 두손을 놓는다면 우리사회는 인간생명에 관한한 완전한「사각지대」에 놓일수 밖에 없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수 없다.
생명문화연구소는 이번「생명」에 대한 세미나를 필두로 올해안에「문학과 생명」, 「뇌사」를 주제로 계속적인 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생명문화연구소의 의욕적인 활동이 이 땅의 생명찾기에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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