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안녕하세요? 저 엘리사벳 정윤이에요. 예수님 저요 팔을 다쳤어요. 철봉에 매달려 있는 절 누가 밀었던거예요.
이 문제가 큰 사건이 되었어요. 저는 다친 팔을 끌어 안고「엉엉」울면서 속으로는 나를 민 아이를 마구 욕 했답니다. 다친 팔이 점점 아파져 밤 늦게 약국에 다녀오면서 제일 의심이 간건 상현이 오빠예요. 왜냐하면 그 오빠는 내 뒤에 있었고 동네에서 소문난 장난꾸러기 아니까요.
엄마는 흥분하시며 상현이 오빠를 혼내겠다고 하셨지만 전 말렸어요.
다음날 병원에 가서 뜻하지 않은 3주 진단에다 기부스까지 하고 보니 엄마는 더욱 흥분 하셨어요. 집으로 돌아오며 또 한명의 범인이 생겼어요. 성원이라는 아이예요. 성원이 집은 우리 동네에서 가게를 하는데 엄마와 내가 포도를 사기 위하여 그 가게에 갔어요. 그런데 성원이 엄마가 저에게 어쩌다가 팔을 다쳤니? 하고 물으시자 우리 엄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 집 아이가 민 것이 아닌지 하시며 넌지시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아주머니는 별 반응이 없으셨어요. 이 일이 조용히 잠복하고있는 동안 신당동에 사는 언니와 전화로 여러 이야기를 하며 이번 사건을 말했더니 그 언니는 아주 기뻐하며『어머, 정윤이는 좋겠다. 사랑할 기회가 생겨서 엘리사벳! 몸이 성할땐 사랑할 수 있지만 다쳤을 때 더욱 힘들어요』라고 말하며 날 민 아이를 용서하라는 거예요. 전 약간 서운한 마음을 가지며 갤 용서하기로 했어요. 예수님! 저 착하죠? 히히…오늘은 놀이터로 놀러 갔었어요. 거기서 성원이를 만나거예요. 제가『야! 니가 나 밀었어?』하고 물으니『응』하고 대답해 전 농담으로『너 오늘 6시에 화장실 뒤로와. 좀 패줄께』라고 말했더니 성원이는『미안해』라고 말해 저는 즐겁게 집으로 올 수 있었어요.
예수님, 정말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는 것은 어려웠어요. 어? 맞아요. 아까 아빠가 그러시는데 성원이는 자기를 잡으려고 하는 아이를 피해 도망가다가 철봉에서 구르고 있던 나의 발이 날아오니 막으려고 했대요. 그런데 뒤에 있던 아이가 밀어서 그런 사고가 생겼던 거래요. 제가 좀더 조심했으면 이런일이 없었을텐데 말이예요.
예수님! 전 이번 사건을 통하여 주위를 살필줄 아는 착한 아이가 되겠어요.
그럼 또 편지 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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