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날때, 조심스럽지만 으례 물어보게 되는 질문이 있다.『무슨 일을 하느냐』이다. 여기에 답변은『직장에 다녀요』『작은데 있어요』등 대부분 애매하게 나온다. 다시「하는 일」을 꼬집어 물으면, 왜 그걸 묻느냐는 뜨악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성당에 나오면 됐지, 신앙과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투다. 그러나 사목자가 그가 어떤 일을 하고 그의 삶을 아는 것은 효과적인 복음선포를 위해 중요하다. 삶속에 녹아 내리는 복음을 선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JOC는 삶을 배우는 학교다. 방법으로서 삶을 나눈다. 교회안에서 나눔에 관한 영성ㆍ묵상 등을 많이 거론하지만「삶의 나눔」이야말로 신앙과 생활을 일치시키는 교회의 중요한 영성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JOC모임을 통해 노동청년들은 귀와 눈이 열리고 자기안에서 해방되어 동료와 주위환경을 둘러보게 된다. 동료의 삶을 통해『아! 나도 그런데…, 나와 똑 같네』하는 공감, 이것이 우정으로 싹트고 점차 자신의 일터, 가정, 삶의 모든 부분을 복음화 시켜나가는 원동력이 됨은 물론이다. 주님과 함께하는 공동체적인 노력이다. 사도들도 주님께 돌아와 자기들이 한일 등을 낱낱이 보고하였다. (마르꼬6. 30)
작은 모임, 작은 이들이 들려주는 삶은 사제인 나에게도 일깨움이 된다. 나의, 노동사목의 불리움 역시 JOC회원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신학교 3학년 때 사제상 정립에 고민할 무렵이었다. 연수회에서 듣게 된 JOC회원의 개인보고는 나에게 신선한 것이었다. 소박한 삶속에 살아계신 주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영동적으로 활동하시는 주님을 놓치지 말자. 그리고 이 주님을 전하자는 마음이 선 것이다. 그들의 소박한 삶은 지금도 나를 좀더 사제답게 하고 나를 양육하는 또 하나의 복음이 되고 있다.
하여튼 작은 사람들 가운데 하느님나라의 표지가 널려 있다. 그들 삶은 숨길 것 없는 아이의 손에 있는 보리빵 다섯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에 불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한 6, 9)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 작은 이 하나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는지, 한 개인의 구체적인 삶은 실로 위대하고 보편적이다. 작은 이 하나를 받아 들이면 전부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작은 이 하나를 놓치면 모두를 놓치는 것이다.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마태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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