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29일 정부는 「국법 준수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그리고 인간으로서 생각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지른 9명의 죄수에 대해서 사형을 집행했다

물론 그들의 죄는 참으로 극악무도한 죄라고 할 수 있지만 과연 사형을 통해서 국법의 준수가 더 확실해지고 국가의 기강과 질서가 더 바로 잡혀지는가? 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국내에 소개된 많은 서적을 통해서 볼 때 일반적으로 형벌의 목적은 응보(Vergeltung). 일반 혹은 특별예방 내지 범죄억제(Pravention), 그리고 개선(Verbesserung)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형벌의 목적이 사형을 통해 기대하는 만큼 그리고 이론대로 그 목적에 도달하는가?

죽은 사형수의 삶이 개선될수도 없으며 일반 혹은 특별예방 내지 범죄 억제의 목적도 일시적이고, 만약 그 목적이 사형을 통해서 달성되었다고 한다면 이미 이 세상에는 범죄가 사라졌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고대나 중세처럼 대다수의 군중앞에서 공개적으로 처형하지 않고 그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사형집행 사실을 접할 뿐이므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일시적이며 죽음을 무릅쓰고 살인을 저지르는 직업적인 살인 청부업자, 종교적 광신도, 테러리스트에게 사형이라는 단어는 그들의 행동에 있어서는 더 이상 아무런 범죄의 제지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범죄를 저지를 때 범죄자가 사형이라는 무서운 개념을 생각하며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할 수 없다. 또한 형벌의 목적에, 특히 사형에 있어서 문제는 응보의 목적에 대해서 오랫동안 법철학적 신학적 면에서 다루어져 왔다.

플라톤은 고르기아스(Gorgias)에서 형벌의 응보성을 강조했다.

즉 형벌을 통해서, 마치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듯, 범죄로 인해 때묻은 죄인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고 보속하게 한다고 보았다. 18, 19세기 칸트는 형벌의 응보성을 정의(正義)의 관점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탈리오의 법칙에 근거한『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강조한다. 그러나 범죄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범죄자에 대한, 즉 범죄자의 행동에 대한 인지능력과 도덕적 책임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는데 모든 인간이 행한 행동에 인지능력과 도덕적 책임성을 따진다는 것은 무리이다. 즉 인간은 환경과 교육의 정도와 주위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 즉 무의식이나 감정에 의해서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디서 어디까지가 인간이 인지의 판단과 책임성하에 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인가? 또한 윤리적으로 자유의지의 문제가 대두되는데 자유의지는 죄에 대한 논리적 윤리적 판단의 전제조건이다. 자유의지에 의해서 아무런 강압없이 인지의 판단과 책임으로 행했을 때 그 행동의 책임성을 따질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모든 행동이 특히 범죄는 이러한 원리원칙에 따라 행해지지 않고 무엇인가 이전의 경험에, 혹은 충동적, 심리적 자극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기에 스피노자는 즉 「자유의지의 환상」 이라는 표현을 쓰며 칸트의 이론을 거부하며 심리적 경험론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윤리신학자 쇼케노프는『인간의 심리적 환경과 개인적 결정은 연관된 것으로 자유의지에서 의미하는 자유란, 경험적 영향력이 미칠 수 없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변화무쌍하고 복잡다단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들을 억제하는 능력을 의미하고 개개인의 주체성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의 심리에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들을 충분히 조사하고 관찰한 다음 판단되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재판과정에서 어느 정도 이러한 요인들이 심사숙고 되고 있는지? 오히려 오늘날 윤리적 도덕적인 기준 보다는 사회공동체가 정한 인간의 자유와 책임의 판단기준으로 정한 법치사회의 법률이 요구하는 것에 따라, 재판하기에 윤리적 도덕적인 기준에 바탕을 두고 정의와 자유의지에서 강조된 칸트의 응보성 형벌의 의미는 모순을 낳기에 이러한 의미로 사형은 형벌이 아닌 법치주의 사회의 산물로 빚어진 하나의 모순이고 이율배반적인 다수결의 힘에 의해 창출된 또 하나의 폭력이라고 하겠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범죄는 분명 사회적 환경에 문제가 있다. 즉 가치관의 혼란, 맹목적인 물질지향, 향락적인 인생관, 그로 인한 정신의 타락과 퇴폐현상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현상으로 빚어진 범죄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기에, 우리 안에 잠재된 문제를 스스로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범죄자들을 속죄양으로 처벌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남아있는 우리 또한 언젠가 이러한 속죄양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진정한 국법질서의 수호는 사형이 아닌 우리사회 속에 참다운 가치관 형성과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 있는 환경의 조성에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