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올려다 볼 수 없는
깊은 두려움 속에 종소리는 울려 퍼졌다.
불빛 반짝거리는 마을을 향하여
어머님의 귓전까지
온 힘을 다해 종탑으로 고개를 쳐들었다.
머리위에서 흔들리던 크고도 무거운 종소리 아래에서
나는 노틀담의 곱추처럼 초라하고 작아졌다.
옛날 성녀들 중에 한 명일 것 같은 그 수녀님은
해마다 더욱 드러나는 하느님의 법을 가르쳐 주었다
무지개처럼 잡히지 않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
낮밤을 연달아 생각하고 또 궁리했다.
미궁속을 헤매이고 갖가지 논리를 만들어도
그러나 참으로 알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눈을 뜨고 살면서도 보이지 않고
아무리 움켜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높고도 넓은 밤하늘처럼
한 마리 비둘기가 삭막한 아파트 창문에
날개치며 내려 앉던 어느날
반짝거리는 흥안의 미소속에
다정한 목소리의 고운 이야기안에
기다리던 하느님 나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롱거리면서 자신을 태우는 촛불 아래
주르르 하얀 눈물이 흐르듯이 안내하며
더욱 고통을 껴안는 사랑스런 눈물속에
영롱한 빛이 일어나는 걸 알았다.
한줄기 빛이 비추는 삶의 종교
그리하여 마침내 다시 살아나는 당신의 아들
당신으로 인해 이처럼 슬픔이 현란하고
외로움도 기꺼이 간절하오니
부디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쓸모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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