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날 다른 곳을 쳐다보며 걷다가 그만 넘어져서 무릎과 이마에 조금 상처를 입은일이 있었다. 그 이유를 모르시는 엄마는. 『올해 운수가 안좋다고 조심시켜야 된다던 보살님말이 신통하게 맞네. 제발 이걸로 액땜이나 했으면 좋으련만, 쯧쯧…』하시는 거다.
나는 아파서 눈물이 나왔지만 엄마는 그만한 것도 다 산신님이 돌본 덕분이라서 다행이라고 하셨다.
그래도 나는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좋다. 엄마는 또 물건을 아껴쓰시고 절약을 많이하신다. 나한테도 학용품을 아껴써야 된다는 말씀을 자주하신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이상한 것은, 무당 아줌마께 주는 돈은 아깝지 않은가 보다.
우리 집은 해마다 한두번씩 굿을 한다.
그러나 3학년이 된 지금은 다른 아이들이 흉볼까 봐 걱정도되고 조금 창피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런 나의 생각이 옳은지, 잘못된 것인지 나도 잘 모른다.
그래도 물조심 운수 때문에 수영을 못하게 하는것은, 웬지 믿기 싫어진다. 사실은 나의 일은 내가 잘 안다는 생각이다. 며칠 전에 내가 조금 다친 것도 조심하면 괜찮았을, 진짜로는 내 탓이었다. 내가 학급 반장이고, 공부 일등인 것은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림대회에서는 색칠하다가 버렸기때문이며, 글짓기는 글짓기 책에있는 그대로 베껴 썼기 때문에 안 뽑혔을 것이다.
나는 이때까지 잘못한 것이 참 많다. 그 중에서도 무슨일이든 핑계나 구실을 대며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으로 돌린 것을 제일 부끄럽게 생각한다.
지금부터 꼭 나의 일은 나의 탓으로 알고 잘못된 일은 열심히 노력해서 고쳐 나갈 것이다. 우리 엄마가 무당 아줌마의 말을 믿지 않게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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