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럴때마다 늘 화살기도를 바치곤했죠.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모든 것을 인내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남편의 불안정한 마음을 믿음으로 신뢰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참다못해「도대체 무엇 때문에 나를 못믿느냐」고 물었죠『자기는 안그럴려고 해도 얼마 못살고 갈 것 같은 불안감을 지울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말했죠『내가 살다가 갈 것 같았으면 이길을 오지도 않았으니 아무 걱정하지말고 나를 믿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남편이 나를 못믿는 것은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애엄마의 잦은 가출, 자식 넷씩이나 두고도 나갔는데 자식 하나없는 내가 살 것 같질않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우리는 결혼할 때 이미 아이를 안낳으리라 약속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낳는다면 이자식들을 사랑으로 잘 키울 수 없을거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이를 낳아야 마음을 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절대로 아이를 낳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가정을 버리고 나가는 일은 없을 테니 나를 믿어달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괴로움속에서 세월이 흐르는동안 어머니의 병환은 점점더 악화되었습니다. 저는 남편도 모르게 어머니의 썩어들어가는 상처를 제가 소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님은『절대 네가 못한다』며 거절하셨습니다. 그래도 저는『며느리도 자식이고 또 언젠가는 제가 할 일인데요』하며 제가했습니다. 고약한 냄새와 피고름이 엉긴 상처를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려니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이었습니다. 괴로움을 참아가며 제가 소독하고 난 뒤부터는 냄새가 풍기지않아 살 것 같았습니다.
또 몇 개월이 흐르는 동안 아이들과도 더 정이들고 남편의 마음도 안정이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와중에서도 매일미사는 빠지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매일미사에 다니기 전에는 어느한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신경성이라고 했습니다. 아마 그동안 신경을 너무 쓰고 살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 다음부터는 모든 근심걱정을 하느님 아버지께 맡기고 주님의 뜻대로 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우리 인간의 힘으로는 어느것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은 알았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주님을 모신다면 주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아시니 자비를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미사참례를 하고난 뒤부터는 정말 신기하리만치 진총제를 끊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람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성체거양때마다『내 주님이시며 참천주이심을 굳게 믿고 있사오니 저에게 맡겨주신 4남매를 사랑으로도 바칠 수 있게 해주시어 주님께는 영광이 되고 저에게는 기쁨이l게 해주십시오』간절히 기도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했습니다. 제가 이 가정에 들어옮으로 여섯식구가 모두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죠. 어머니도 대세를 받으셨습니다. 일년반을 모시고 사는 동안 5개월은 대소변도 받아내야 했습니다. 돌아가실 때가 이르자 우리의 결혼을 반대하던 시누이와 아이들의 고모부가 집에 오게 되었고 제가 일년이 넘도록 아이들을 키우며 어머님의 병간호하는 것을 보고는 제손을 꼭잡아주며『이렇게 참고 잘살아 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며 미안하고 고맙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며칠도 못살고 가리라 생각하고 결혼식에도 참석을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