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역할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교회가 사회안에서 맡아야할 몫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신자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교회의 숙자가 늘어날수록, 또 사회속으로 내딛는 교회의 발걸음이 분주할수록 교회는 보다 많은 기능과 역할을 요청받게 된다. 그것은 바로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교회 그 자체만의 몸무게도 예전과는 비교할수가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불과 10년전과 대비를 해보아도 교회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다. 모든면에서. 물론 욕심으로만 따져 본다면 이 나라 전체가 가톨릭이라는 이름으로 복음화가 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된다고해도 그건 여간한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교회가 자신의 몸무게를 관리하느라 다른일은 도무지 꿈도 꾸지 못할 것 같은 우려 때문이다.
신자관리는 이미 일부교구의 커다란 고민거리고 등장하고 있다. 물론 성장율이 예년에 비해 둔화되고 있고 이같은 둔화율이 계속 이어질것 같다는 우려도 있다. 이제 교회는 기존의 신자를 사수하는(?)일과 새로운 신자를 탄생시키는 두가지 일에 자신의 일을 집약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것이다.
이 두가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되어야만 할것이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우리가 쉽게 잊고 있는 중요한 요인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교회안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평신도에 대한 것이다. 교회의 손과 발이 되어 일하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위의 두가지 문제에 접근하는데 가장 필요한 일꾼들이 아닐 수가 없다. 그들은 바로 교회의 문을 지키고 있는 파순꾼들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파순꾼, 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종사하고 있을까. 이들에게 한가지 똑같은 질문을 던져본다고 가정해보자.
『언제나 기쁨속에서 교회일에 종사하는가』 『자신이 하고있는 일을 다음까지(자녀들에게) 권하고 싶은가』왜곡된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정답은『아니다』로 모아질것 같다.
이번엔 대상을 바꿔 일반 신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교회일에 종사하는 평신도들에게 만족하는가』『그들의 봉사에 감사하는가』미안한 노릇이지만 이 역시 전폭적으로 긍정적인 답을 듣기는 어려울것 같다.
다시한번 질문 대상을 바꿔보자. 과연 교회밖의 시각은 어떤 것일까. 교회종사자들에 대한 일반사회의 기대감이 너무 높기 때문인지 이에대한 응답도 부정적으로 나타나는것 같다. 『쌀쌀맞다』는 것은 너무나 보편적인 평가이고 그렇다고『친절이 돋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듣는 얘기다. 사실 쌀쌀맞다는 것은 우리교회의 트레이드마크쯤 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교회일이 서비스업이 아님을 물론이다. 따라서 교회종사자들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어찌 생각해보면 교회 일이라는게 일종의 서비스업인지도 모른다. 신자들에겐 보다 열심할 수 있는 정보와 안내를 해주고 비신자들에겐 교회라는게 무엇인지, 어떤것인지 몸으로 증거해주는 그야말로 최상의 서비스업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회종사자들의 위상은 발전적인 교회의 미래를 위해 그 어떤 요인보다도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 교회와 교회를 이어주는 교량으로서, 교회와 사회를 잇는 매개 체로서 그들의 역할은 막중하다. 사회속에 교회의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줄 수 있는 대표선수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의 위상을 교회가 먼저 세워주어야만 하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교회종사자들의 위상을 세우는 일은 의외로 간단할 수가 있다. 그것은 먼저 자신의 일에 기쁨을 갖도록 해주는 일이다. 보람을 느끼도록 해주는 일이다. 교회종사자들이 기쁨과 보람속에 교회실무에 임할수만 있다면 교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상앞에 나설수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는 일꾼들이 있는 한 교회는 더 이상 답답한 교회로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할수없이 교회에서 일하고』『갈곳없으니 교회에서 일한다』는 일종의 패배자적인 의식을 교회나 종사자들이 함께 버려야만 한다. 이같은 전제속에 교회는 평신도 일꾼들이 마음놓고 교회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울러 평신도들을 길러내야 한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교회가 아직도 일을 수행함에 있어 봉사를 최우선에 놓고 있다면 결코 교회는 시대를 앞질러 갈수 가 없다. 시대를 앞서지 못한 교회가 어떻게 사회의 모범이 될수 있겠는가. 봉사라는 것은 기쁨속에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 보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5월 31일은 교회가 제정한 홍보주일이다. 홍보주일의 의미는 여러가지겠지만 이번 홍보주일은 교회가 교회종사자들을 교회홍보의 요원으로 활용하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이 「항상 웃으면서 일 할 수만 있게하면 되는 일」이다. 「교회밥 먹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게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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