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가장 잊지 못하는 달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바로 이 6월에 일어났고 아직 그 상처는 치유되지 못한 상태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4번이나 지나갔는데도 완고하기만한 이 땅의 인간들은 갈라진 허리를 하나로 꿰메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를 자기 마음대로 흩어버린 당사국들은 그것이 구 소련이든 미국이든 이미 단절의 고리를 풀어버렸다. 막강한 군사력으로 동구는 물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을 사회주의 체제로 합류시킨 장본인, 소련은 이미 붕괴됐고 지금 새로운 시작을 향한 진통으로 아픔을 겪고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세계사의 한 페이지다.
지난 수년동안 우리 역시 북방외교에 진력해왔다. 그 성과는 구 소련을 포함한 동구 여러나라들과의 수교라는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것이 우리의 갈라진 땅덩어리를 하나로, 또 갈라진 민족을 합치는데 필요한 정치작업의 하나인 것은 물론일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소 흥분된 마음으로 이 역사적 사실들을 지켜보아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여러가지 방법으로 지적이 나왔듯이 우리의 북방정책이라는 것이 과연 연구와 검토를 거듭한 끝에 시도된 신중한 결론인가 하는데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정치적 차원에서 선전적 의미가 보다 큰 비중을 차지 했다는 결과가 하나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는 우리의 성급한 선택이 몰고 온 부작용을 하나씩 맛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나라대 나라가 사귐을 시작하는데 있어 상대국에 대한 정보와 연구는 필수과목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상대방을 알고자하는 그 연구와 정보가 우리의 북방정책에 있어서는 미안하지만 크게 미흡하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나머지 반쪽, 북한과의 하나됨은 우리 민족의 강력한 소망이지만 하난가 되기위한 통과 의례를 제대로 거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할때만이 소기의 목적을 이룰수가 있을것이다. 소기의 목적은 다름아닌 이 땅과 이 민족의 통일이다.
오는 6월 21일 한국교회는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한 기도의 날」을 처음으로 지낸다. 그동안 북한선교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지내온 이 행사가 한국교회의 행사로 발전한 것은 북한선교를 향한 발돋움의 징표라 생각된다.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한 기도의 날」을 시작으로 이번 6월은 서두르지는 않되 게으르지 않으면서 이 땅을 하나되게 하는 연결고리로 한국교회가 거듭나는 하나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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