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
정말 오랜만이라 생각하오. 우리의 만남은 군에서 같은 신앙을 가진 동질감으로 굳어져갔지요. 더구나 황형이 쫄병인 내게 많은 배려를 해주었기에 더욱더 내게는 고마운 존재였소.
황형! 우리가 헤어진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의 흐름 중에서 다시금 황형을 불러보는 것은 우리 교회의 안타까운 모습을 한탄하고 싶어서요.
요즈음 교회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리가 없다고 나 스스로 느끼며 갈수록 신앙에 방황을 하고 있는 것 같소.
중산층화된 도시의 교회들은 가난한 사람이, 무식한 사람이, 주장이 약한 사람이 부담없이 설 자리가 없는것 같소.
웅장하고 큰 교회의 건물은 나같은 이에게 편안함보다는 왜소함을 주고 있소. 교무금, 현금, 2차헌금, 특별현금, 회비등은 비록 액수는 많지 않을지라도 가난한 이에게 떳떳함을 주지 못하고 부담을 주고 있소.
비싼 땅에 그렇게 큰 교회를 짓고서는 교회의 발전을 자찬하고, 교세의 확장에만 관심을 갖고 소외된 신앙인들께 무관심할 때 과연 우리 교회의 존재의미는 무엇인지,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참모습은 어떤것인지 궁금할뿐이오.
갈수록 냉담자는 늘어나고 예비자는 준다고 알고 있소. 또한 신흥종교에는 가톨릭 신자였던 사람이 많다고 하오. 이 모두가 교회의 외적인 성장과 허세에 관심을 둔 탓이 아니겠소.
우리 교회도 서구 교회들 마냥 큰 건물들만 남아있고 신자들은 부활때와 성탄때에만 찾아오는 철새신앙인들만 남지 않을까 걱정이요.
우리 교회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없고, 우리들의 마음이 불쌍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가난한 사람으로 태어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자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것이요.
황형! 이렇게 주님 보시기에 어리석은 생각을 가졌소. 하지만 나의 좁은 마음으로는 무척 답답하다오. 황형의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해 기도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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