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에 살던 나의 막내 처남은 연고가 없는 의정부의 어느 병원에서 임종을 맞게 되었다. 과음으로 인해 간·췌장 등이 상해 말기에는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가족들은 중환자 대기실에서 숙식을 하며 하루 세번 면회시간만 환자를 대할 수 있었다. 피골이 상접한 환자는 통증을 못이겨 몸부림 치는 바람에 양손을 침대에다 묶어놓아 손목은 퍼렇게 멍이 들어버려 보는 사람이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나의 아내는 처남이 의식이 있을 때 하느님을 믿느냐고 물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이 낳으면 성당을 다니겠다고 약속했다. 묵주도 쥐어주고 기도서도 주었다.
처남이 죽기 몇시간전 병원 근처에 있는 성당에 들러 성수를 길어다 아내는 대세를 주었고 이웃 병실 화자의 보호자인 자매님이 증인이 되어주었다.
의정부 4동 연령회장인 자매님의 주선으로 장례절차 일체는 빈틈없이 진행되었다. 많은 자매님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와 연도를 바쳐 36세로 요절한 영혼은 외롭지 않았다.
비신자이거나 다른 종교를 믿는 유족들은 가톨릭 교회의 따뜻한 지원과 끈끈한 신자들의 정을 느낄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나도 가톨릭 신자가 되겠다』『가톨릭으로 개종을 해야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나 역시 자매님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감읍하였다. 사실 우리 내외는 신자이긴 하지만 의정부 4동 본당이 어디있는지도 몰랐다. 망자 역시 대세를 받아 교우들이 이름도 한번 들어본적 없는 사람임에도 그토록 지성으로 고인의 장례식을 치뤄주신 덕택에 무사히 삼우까지 마쳤다.
의정부 4동 교우님, 그리고 연령회원, 성가단, 신부님, 수녀님께 고개 숙여 고마운 말씀을 전하며 신자로서의 참 삶을 살면서 나름대로의 전교에 힘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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