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갤럽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 국민 53%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연간 독서량은 교양도서를 기준으로 2.7권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10.8권이나 일본의 12.7권에 비하면 너무나 적은 양임을 알수있다.
그리고 최근의 또 다른 한 설문 조사에서 「자녀에게 책 읽기를 권유하는가?」란 질문에 74.1%의 부모가 권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물질만능의 사회분위기나 입시 위주의 교육풍토 등에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어른들 자신이 책읽기에 익숙해져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국민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들의 머리가 비어있다는 증거이며 그것은 곧 나라나 국민이 희망이 없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지난 30년간의 군부 격동기 정정하에서 불가피한 상황이었는지도 모른다. 곧 책을 읽어 쌓여진 내실이 행동으로 표출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었던, 그야말로 명령과 강압, 잔꾀와 술수가 지배하는 사회상황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소위 문민정부가 시작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 온 국민이 책을 읽자고 제의하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이제부터는 무엇인가 내적으로 채우고 다지면서 살아야 할 때이다. 천천히 무엇인가를 느끼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때가 온듯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책읽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관계 당국이나 출판ㆍ도서 판매 및 저술업 등의 분야에서 책을 많이 읽기위한 캠페인이나 홍보ㆍ판매활동 등이 다양하게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이런 때에 우리 교회도「책의 해」에 적극 동참하면 좋겠다. 물론 우리 교회는 매년 5월에 홍보주일이 정해져 있어 이때 교회출판물을 집중 홍보해오고 있지만 한주일로는 태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기회에 우리 교회는 먼저 신자들이 교회서적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폭넓게 마련해야 하겠다. 본당에서는 가능하면 본당 도서실을 운영하는 방법과 교구보나 본당 주보 등을 통해 교구 서적을 적극 홍보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본당 사목자들이 주일미사 강론 등을 통해 신자들에게 교회서적을 소개해주고 독서하는 풍토를 마련해주는 것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와 함께 교회 출판사나 수도회 혹은 주교회의 차원에서 신자들의 연령ㆍ지식ㆍ신앙연한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도서목록을 제시해주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책의 해」행사구호인「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는 표어는 우리 교회에도 꼭같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 곧 우리 신자들이 교회서적을 펴지 않을 때 우리 교회의 미래는 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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