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문 앞에선 현대인은 인간 중심주의의 가치관의 토대위에 명쾌한 논리와 사고로 인간의 실존을 강하게 부르짖으며 진정한 해방과 자유를 추구한다. 즉 인간 이성의 렌즈를 통하여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세계와 인간을 실존시키는 상황 속에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성을 초월하는 신의 존재는 현실적인 권위를 점점 잃어버리고 생의 한가운데서 빛을 상실한 채 고독하게 표류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지성이 동반되지 않은 신앙심의 결여가 기복신앙으로 흐르게 되고 또한 신에 대한 진실한 사랑과 믿음이 부족, 실천이 따르지 않는 지식 추구의 대상 즉 사변 속에서만 신이 존재하는 마치 우주인 EㆍT처럼 기형적인 신앙인이 되기도 한다. 신앙인은 초이성적인 신의 계시에 인간적인 조건과 방식으로 응답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긴장, 즉 이성과 신앙, 믿음과 실천, 논리와 초월 등의 서로 상반된 개념이면서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문제들이 표출된다.
새로 편찬한 새 교리서는 현대인의 이성과 정서에 부합되게 사랑을 기저로 하면서 인간의 이성 인식을 수용한다고 가르친다. 인간의 의식이 싹 트면서 논의 되어온 신앙과 이성에 관한 야스퍼스의 철학적 신앙「이성적 믿음」에 대해 조명해 보기로 한다.
그의 철학적 사유의 노선은 인간의 한계상황 즉 죽음, 고통, 죄 등의 불가피한 상황과 진정한 자유에 근거된 실존, 포괄자에 대한 끝임없는 사유에의 연결을 시도하는 힘인 이성, 그의 철학적 사유의 전체적인 흐름이며 핵심인 초월자의 암호론(형이상학적인 기호)이 그의 철학의 지향점이다.
그의 철학사상은 참된 인간회복으로 이성적 토대위에 인간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실존철학자이면서도 신부정하는 다른 실존철학자와는 달리 인간의 참된 실존은 신 (암호로 정의)에 대한 인간의 이성적인 탐구의 지속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보며 이것이 야스퍼스가 말한 철학적 신앙(이성적 믿음)이며 이것만이 개방된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인류공동체의 지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의 지성은 계시를 부정하지만 오랜 인류사에서 공존해온 강한 영향력과 그것을 신봉하는 많은 이들의 높은 정신적인 수준과 오늘의 진리가 내일은 오류가 될 수 있는 인간의 이성 인식에 대한 불완전한 진리를 자각하며 계시를 배척하길 원치 않는다. 그는 신이 제거된 상황 아래서는 인간의 진정한 존재는 불가능하며 존재 근거를 상실한 인간이 도달하는 곳은 허무뿐이며 인류공동체의 지반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서 의미하는 신이라는 개념은 교의 속에 고정된 편협한 신이 아닌 역사가 변할 때마다 다양하게 다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암호」로 정의한다. 그는 계시신앙이 오랜 역사 속을 걸어오면서 자체의 존립을 위해 본연의 자세에서 변질, 왜곡된 것에 대해 수정을 촉구하며 현대인의 요청에 상응하는 변혁의 원리로 포괄자론을 제시하면서 실존적 해석을 제시한다. 신의 자명하고 명쾌한 진리라 할지라도 인간적인 조건과 질서들 속에서 요구되므로 시대가 변할 때마다 파생되는 계시와 인간과의 긴장을 성서의 다의적인 해석으로 극복할 수 있다『새로운 술은 새 부대에』.
종교에 대한 지식이나 사변이 신앙보다 중요치는 않지만 깊은 지성으로 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성숙한 신앙인의 좋은 토양이 되며 부분이 아닌 전체를 바라보며 외적인 요인에 동요되지 않는 뿌리깊은 신앙인으로 이끌어 준다.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저서「논리철학 논고」에서『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하여 침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며 이성의 한계를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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