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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느님!
제게 베풀어 주신 훈훈한 경험에 대해 감사드릴 적당한 말이 있었으면 해요. 『주님, 저희에게 기도들 가르쳐 주십시오』(루가11, 1)라는 주제에 이끌려 신청한 피정을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난 2일 아침 집을 나섰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자연은 일상에서의 이탈감으로 나를 기쁘게 했다.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지는 산, 텅빈 나뭇가지 사이에 올라앉은 새둥지 하나, 구름 사이로 삐져나오는 빛부신 햇살자락, 빈 논을 지키는 병정 낟가리, 넓은 하늘 운동장에서 달리기하는 새들, 이 모두 주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또 다른 선물이리라 생각하니 가슴 뿌듯하였다.
평소 성당에 깃든 정적이 좋았는데 도착한 목적지, 광주 명상의 집은 고요함이 가득 배어있는 듯 했다.
3박4일의 일정 중 세 차례에 걸친 강의에서는 묵상의 자세와 방법, 구약에 비추어 본 나의 신앙여정, 삶에서 만나는 고독과 위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등을 알기 쉬운 설명으로 들려주셔서 「아하!」하며 행복해 했다. 자상하신 신부님께서는 묵상 주제도「나의 역사」「하느님의 자비」「예수님의 수난」「예수님의 부활」로 안배하셔서 저를 한 발자국씩 주님께 가까이 가도록 도와 주셨다. 촛불봉헌 때는 하나하나의 초가 구유 앞에 놓여져 예수 고난회의 상징이 완성되었을 때는 빛이 어둠을 밀어내고도 남을 만큼 밝아 평신도로서의 나의 소명을 반추하게 되었다. 침묵 속에서 주님은 제 시선 머무는 곳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었고. 그곳에 온 모든 신자들의 모습 속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피정 마지막 날 나눔의 시간에는 각자의 눈뜬 체험을 이야기하느라 시간이 빨리 지남을 아쉬워하며 기도와 알찬 프로그램으로 우리를 도와주신 신부님과 수사님께 감사드렸다. 늘 주님과 함께하는 사제의 참된 모습과 행동을 보여 주심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주님께서는 저희를 대신하셔서 더 큰 은총으로 후하게 갚아 주시리라.
나의 주님!
용서의 심연이신 당신을 통해서만 저의 부활은 가능함을 알고 돌아온 복된 시간이었어요. 「고맙습니다」라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릴께요. 주신 날개로 당신이 계신 푸른 하늘을 향해 나르도록 노력하겠어요.
『야훼께서 참 신이신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역대상 1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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