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는 지났다. 사실 모든 선거가 다 그렇지만 특히 대통령선거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은 대단하다. 보통 때는 정치에 무관심하던 사람도 냉소를 보내던 이들도 모두 선거 막바지에 이르면 후보들의 말에 눈귀를 모은다. 그리고는 짐짓 냉정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한 표를 던지고는, 전력 과소비가 걱정될 정도로 텔레비전에 붙어 앉아서 개표 중계에 빨려든다. 열광과 절망이 뒤따른다. 그리고 다시 사람들은 다음 선거를 기다리며 긴 침묵의 생활로 돌아간다. 마치 침묵을 하기 위해 선거를 하는 것처럼…
온통 들썩이던 선가가 거짓말처럼 유권자들의 기억 속에 사라져 가는 듯하다. 술집에서 거리에서 심삼오오 모이던 열띤 논쟁을 하던 모습들이 먼 옛날일로 느껴지니 말이다.
책임과 의무로 한 표를 던진 우리들, 그러나 우리들의 일상은 벌써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꽃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
선거란 열려진 정치공간을 통해 유권자들은 민의를 대의에 반영한다. 선거를 텅해 유권자들은 스스로 정치의식과 민주주의의 토양을 쌓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에서 선거를 개최하고 직접 주권을 행사했던 우리 유권자들은 선거가 끝난 지금 마치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 살고 있으니 이것이 우리 유권자들의 높은 (?) 민의일까 새삼 걱정되기도 한다.
진정한 민주시민의 자질은 선거라는 장을 통해 대의에 참석하는 것 못지않게 진정한 민의를 형성키 위해 선거후 우리 손으로 뽑은 우리 대표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될 것이다.
일단 뽑힌 대통령을 우리는 굳게 믿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만 우리의 대표자를 민족사 앞에 훌륭한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작업은 앞으로 할 때이다.
예수님의 사랑의 법 또한 이것을 원할 것이다. 참생명과 사랑을 갖춘 지도자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우리 일상에서의 기도와 사랑으로 그의 앞날을 항상 깨어 있는 가슴으로 살펴야 할 것이다.
이 땅에 진정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하느님 나라를 앞당기기 위하여…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강수길씨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ELLE 편집부 기자 류제상씨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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