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이상을 받게 해 주심은 살아온 날들 보다 더욱더 남편을 사랑하고 자식들을 사랑하며 주님께서 저에게 짊어주시는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지고 이세상 끝날 때 주님께서 부르시는 날까지 열심히 살라는 채찍으로 알고 어떤 처지 에서나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주님의 계명을 지키며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실 때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함임을 알고 또 그렇게 믿고 살았습니다
그 믿음을 주님께서는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89년 한해도 저희 가정엔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습니다. 막내가 팔이 부러지는가 하면 큰 딸애가 맹장수술, 또 아빠는 밧데리가 폭발하여 눈을 덮는 바람에 한쪽눈이 실명할 뻔한 일, 또 아빠의 과실로 손해배상한 일 너무도 힘이 들었던 한해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항상 감사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도 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려운 일을 당할때마다 이웃이나 같은 믿음을 가진 자매님들도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성당에도 매일 가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어째서 되는 일이 없느냐고들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성당에 잘 다닌다고 다 잘되나요 하느님은 가난한 사람을 더 좋아 하시잖아요.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셔서 더 고통을 주신다고 생각해요』하며 웃음으로 받아 넘겼습니다.
그동안 우리 가정도 변화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커나가고 도저히 월급으로는 생활할 수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빚을 내어 88년말에 시외에다 조그마한 밧데리 가게를 냈습니다. 처음에는 고전을 했습니다. 시작한지 얼마안되는 터라 일거리가 없고 일이 뜻대로 잘 안될때면 남편의 불 같은 성격은 괜히 트집을 잡고 시시 각각으로 신경질을 부리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참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4년동안 살면서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남편의 성격이었습니다. 내가 살면서 나의 고통을 알아달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처지는 손톱만큼도 아랑곳없이 괜히 신경질만 부리는 것이었습니다. 결혼만 해준다면 절대 속 상하는일 없도록 해 줄거라던 사람이 처음 만날때와는 달리 완전히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제가 4년동안 살면서 잊었던 것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하겠습니다.
작년 1월에는 언니가 서울로 이사가는 바람에 조카가 전학이 안돼 저희 집에서 3개월동안 살았는데 그애 하는 말이 『나는 이모가 큰소리치고 사는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모부가 큰 소리치고 살으시네요. 이모부 성격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이모가 큰소리치고 살려고 결혼한 것 같으냐』했더니 『그럼 뭐야. 이모는 바보같애』조카 보기에는 아마 제가 바보같이 보였나 봅니다.
세월이 점점 흐르는 동안 남편도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은 탓인지 점점 믿음이 깊어지면서 성격도 많이 고쳐지고 생활도 기반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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