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을 뜨니 마음이 허허롭다. 커튼을 젖히니 밖은 아직 어둠이고 따뜻한 차 한잔 옆에 놓고 나의 주님 생각하며 그리움에 눈 감는다.
무더운 여름날의 기도와 낙엽지는 가을날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그 춥고 시린 겨울날 새벽의 기도를 들어주신 나의 주여! 이 따뜻한 봄날의 기도속에 육체의 고통을 이길수 있는 힘을 주신 그 사랑이여!
마음을 비우지 못하니 몸도 함께 고통과 병마가 찾아들고, 이루지 못하고 채우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 때문에 마음은 항상 서러움이라. 이 모두가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허황된 욕망에서부터 시작되니 훨훨 털어버리고 길 떠나면 빈 마음인 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 천상의 것을 생각하고 그 말씀의 뜻을 주님께 구하면 보이지 않아서, 어느 순간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내 마음속의 주님과 만나게 되리라.
항상 청하기만하는 간구의 기도속에서 만나는 주님. 그 속에 자리잡은 나의 보이지 않는 이기심이여. 이제, 나눔의 기도속에서 나를 희생할 마음준비를 하자. 작은 개울에 보잘것없는 징검다리 라도 된다면 내 무엇을 더 원하리.
그 옛날 하얀 무명옷의 빈처(貧妻)가 되길 원했던 작은 마음을 간직하고 산다면 내 무엇을 더 부러워하리.
이제 어스름 새벽이 밝아오면 어디선가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 맞으며 그리움 같은 하얀 아카시아 가득 핀 주님 계신 그곳을 향해 달려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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