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직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단학」을 수련하고자 추진했다. 시간. 장소. 참여인원. 강사 등 난제가 많았으나 잘 해결되어 준비가 다되었다.
시행을 위한 업무는 직장장과 관계자에게 인계하고 나는 준비하는 선에서 손을 땠다.
관계자는 「단학」강사 2명을 초청하여 전 직원에게 1시간 동안 강의와 시범을 갖게했다. 시범이 끝난후 다음날부터 수련키로하고 전 직원에게 공표했다.
수련 첫날 4명의 강사가 옷을 갈아 입고 수련준비를 하는데 이게 웬일인가? 직장장이 시간과 장소 문제로 수련계획이 실행불가능하다고 했단다.
관리자와 전체 직원의 약속이 한 두 사람의 사정(私情)에 의해 결정 하루만에 번복되다니, 민주화 시대에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공개석상에서 나는 직장장에게 부당성을 공격했다. 곧이어 직장장의 사과와 변명이 따랐는데, 변명에 불과한 말에 분개한 나는 벌떡 일어나 또 공격을 했다. 그때 한 간부직원(사회자)이 『장이 사과 했으면 됐지.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당신이 말을 함부로 하느냐? 앉아!』하고 소리를 쳤다.
「엉뚱한 놈이 나와서 이게뭐야? 잘못을 바로 잡는데…. 상사에 대한 아부근성으로 방해를 하다니…」당시 상황에 비추어 평소의 내 성격으로 보아 몇배의 욕설과 행동이 나올 순간이었다.
찰나의 순간에 그는 신자중에서도 모범이며 마치 성직자 같은 느낌을 평소에 느꼈고 내 자신 신자임을 깨닫게 되었다. 조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장장에게 퍼붓던 용기는 어디로 가고 순한 양같이 앉았다.
참음이 없어 군에서 탈영을 하여 남들보다 많은 군생활을 보낸 내가 아닌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참음이란 평생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니 공격 못한 아쉬움과 억울함이 일었다. 다시만나 『두번다시 이런일로 당하지 않을것이며 그런 일이 있을때는 몇배로 갚을것이다』라고 경고하리라 생각했다.
이튿날 잠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과음한 다음날 답지않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잘 참았다. 내가 이겼다. 내가 나를 처음이였다는 묘한 기쁨이 넘쳤다. 속으로 주님을 외치면서….
이런 기쁨을 제공한 그 간부 직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복수하려고 생각한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 것, 이것은 내 마음이 아니고 내안에 계신 주님의 마음이란 생각이 들었다.
출근길 다리위를 걸으면서 이 기쁨을 감히 주님의 십자가 고행과 환희의 신비에 비유해 봤다.
그 일후 그분을 처음 만나 감사의 인사를 했더니 사과도, 변명도, 성냄도 아닌 이상한 내 인사에 어리둥절해 했다.
나는 믿음이 약하다. 그런데도 이러한 기적(?)을 주신 것은 내 믿음이 아닌 그 간부직원의 믿음일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도신경의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에서 「교우의 통공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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