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류업계가 침체의 그늘에서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중에서도 여성의류업계는 더욱 심각한 지경에 있는 것 같다. 이름있는 여성의류 업체들의 도산 내지는 부도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전망이 불투명 하다는게 세계의 의류 업계와 활발한 교류를 갖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보인 모 고급 여성의류업체 대표가 부도를 내고 외국으로 도피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의류업계의 불황은 우리나라 전반을 감싸고 있는 경제침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수출부진에다 고임금, 물가앙등, 과소비, 생산력저하, 고급 내지 첨단기술개발부진. 개방 압력, 그리고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등. 침체를 몰고온 온갖 요인들과 맞물려 어쩌면 우리 경제는 아사상태를 바로 눈앞에 두고있는 것같기도 하다. 약간의 회복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우리의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적요인만으로 의류업계 또는 여성 의류업계의 불황을 얘기할 수는 없을것같다. 그러나 지금 당장이라도 유명백화점 내지는 유명브랜드를 달고있는「부티크」를 찾아가 본다면 그 답을 구할 수가 있을것이다. 정답은 하나 흔히 작품값이라 표현되는 옷값이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일 먼저 자신의 눈을 의심할 것이다. 그 다음엔 가격표의 동그라미를 열심히 세어볼 것이다. 이어 고개를 한번쯤 저어보고 미련없이 등을 돌리는 일 그게 바로 우리 보통 사람들의 선택일수 밖에 없다. 얼마전까지만해도 1백만원대에 근접하는 의류는 이른바「제」라고 불리는 외국산 의류를 지침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여름용 여성의류 가격이 80만원대를 상회한다면 아마 믿지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금 싸다는 것이 50~60만원대. 보통 사람들의 한달 급료를 몽땅 털어 넣어야 그럴듯한 여성의류 한벌을 걸칠수가 있다는 얘기다. 모피류가 포함된 겨울용 의류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려고 노력이나 해봄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이되는 이야긴가.
물론 의류업체들의 항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술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일뿐만 아니라 이들의 임금이 만만치가 않고 더구나 기술자들의 「생리」상 잘못했다가는 단체로 자리를 옮기는 홍역을 감수해야 하는등 위험부담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위험부담금을 의류제작비에 포함시킬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여성의류가 고가품으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한 배경에는 사실여부를 확인할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매스컴의 입방아에도 올라 많은 이들을 실소케했던 그 이유란 것은 다름아닌 여성들의 허영심을 백번 활용한 상술이었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옷값」과 「인격」을 동일시하는 부 몰지각한 여성들에 의해 이른바 한국의 여성의류는 단숨에 고가품 고지를 향해 달릴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고가품 지향이 일부 브랜드의 특허가 아니라 상당수의 의류업계가 이에 동참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같은 지적에는 자체브랜드를 달고 좋은 품질의 의류를 생산해 내는 건실한 사업체들은 제외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들의 땀과 노력에 의해 오늘의 한국 의류업계가 성장을 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상승하고 호전상황하에서 고가품의류가 높은 선호도를 갖게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피복비의 경우 경기가 침체될 때 가장 먼저 줄일수 있는 품목이란 사실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몇몇 의류업체가 도산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서 바로 이 범을 간과할 수가 없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진단이다. 도산위기나 부도설이 나도는 업체, 아니면 자금압박을 받는 업체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은 최근「창고정리」, 60~70%세일이 줄을 있고있는 현장에서 살펴볼수가 있다. 일반인들이 좋은 의류를 싼값에 구입할수 있는 기회이긴 하지만 이는 벼랑끝에 서있는 우리경제의 실체를 마주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울수 밖에 없다.
의류업계의 불황과 더불어 우리가 다시한번 생각해야 하는 문제는 바로 여성들의 의식구조에 대한 점검이다. 여성들의 위대한 힘에대한 진단이다. 흔히 유대인들의 상술에 「어린이와 여성들을 잡으라」는 말이 있다. 이말은 상품구매에 관한 인간심리의 저변을 꿰뚫고 있는 것 같다. 사회의 구성여건에 있어 막강한 여성의 힘은 몇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반면 그것은 곧 여성들의 책임과 의무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과소비를 잡을수 있는 실체가 여성이라는 얘기는 이미 고전에 속한다. 환경문제에 있어 중요한 해결사의 몫도 여성의 것일수가 있다. 이미 우리일상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서있는 여성, 그 여성들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때는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현재 국제적으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환경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제를 살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라고들 얘기한다. 여기서 여성의 선택, 여성의 「중대한 결단」이 무성이어야 하는지 새삼설명이 필요치는 않을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