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공산품수입 전면자유화 이후 우리나라의 거의 전역에는 수입품이 밀려 들고 있다.
「외제는 국산품보다 더 좋은 것」이라는 근거없는 인식과 함께 견물생심이란 심리가 맞아 떨어져 각종 생활용품ㆍ잡화류ㆍ문구류ㆍ식품류 등 거의 전품목에 걸쳐 외제품이 범람하고 있다.
수입품 체인점들이 점포수를 크게 늘리면서 농어촌에 파고들어 충동구매ㆍ과소비를 부추기면서 지역주민들의 소비생활 습관까지 바꾸어 가고 있다.
수입품이라면 종래엔 구미ㆍ일본 등 선진국의 제품들이었으나 이제는 중국ㆍ동남아산의 저가품까지 한 몫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업체들을 더욱 어렵게 몰아가고 있다.
비단 물품만이 아니다. 백화점이나 도심상가 진열상품들의 80~90%는 외국상표를 붙인 물품이라、국산상표들이 외국상표의 범람속에 가려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국내상표는 비싼 로열티를 지급하고야 도입되는 외국상표에 밀려 깡그리 없어지지 않겠는가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국내에 외제품이 득실대고 있는 지금은 한국상품이 외국에 나가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경제는 86~88년 갑작스런 호황 이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오랜 방황을 거듭하고 있는 때이다.
세계무역시장에서 보호무역이 더이상 통하지 않아 개장될 수 밖에 없었다치더라도、중산층이고 서민층이고 간에 국민의 식속에서 마저 외제선호가 지금처럼 계속돼 나간다면 우리의 산업과 경제의 결과는 앞이 결코 예축될 수 없으리라.
이같은 상황속에서、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협의회와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각각 「우리 상품을 쓰자」는 국산품 애용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서울대교구 평협은 지난6월13일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평협차원에서 우리 상품쓰기운동을 전개키로 하고 이를 신자들의 생활운동으로 적극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평협은 이와함께 농민회 등 관련단체와 연대、우리상품쓰기 운동에 앞서 우리 농산물 먹기 운동부터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평협의 결의후 불과 8일만에 개최된 전국평협 상임위도 전국차원에서 「폐품 재활용 운동」과 함께 「우리 상품 쓰기」를 전개키로 한 것이다.
1907년 우리 대한제국이 일제의 농간에 떨어져、당시로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국채를 지고 경제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즈음 열심한 가톨릭신자였던 서상돈이 중심이 돼 국채보상운동을 전개、남자들은 담배ㆍ술을 끊고 여자들은 반지ㆍ귀걸이ㆍ팔찌등의 패물을 내다 판 돈으로 일제의 빚을 탕감하기 위해 전국민이 들고 일어난 때가 이 시점에서 새롭다.
모쪼록 전국의 신자와 국민들은 함께 일어나 전국평협이 전개하는 「우리 상품쓰기」와「폐품 재활용운동」에 동참、어려운 지경에 다다른 이 나라의 경제를 구하는데 몸을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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