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구에 있는 성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원에 가는 날이다. 어느 작은 글쓰는 모임의 전국회원이 1년에 한번 모여 봉헌미사를 드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의 피로로 인하여 잠깐 가지말까 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천국가는 버스를 타러 간다면 이러지 않을거라 생각하면서 벌떡 일어났다.
일요일 햇살이 저토록 눈부신것은 손톱이 새까맣도록 일한 일주일의 노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헷세가 말했던가! 오늘 만큼은 어머니, 직장인, 아내라는 굴레를 기꺼이 던져 볼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하며 차표를 끊었다. 차표엔 날짜, 요금, 목적지등이 적혀 있었다. 차표내용과 타는 차가 다르다면 태워 주지 않겠지. 천국가는 차표엔 무슨 내용이 적혀 있어야 할까. 사랑, 희생, 인내 등등이 아닐까.
차를 타고 보니 구속 가운데서도 자유를 느낀다. 스스로 원한 구속이기에 달콤한 구속이라고 생각해 본다. 나의 자유의사로 결정한 목적지 까지 가려면 나는 차속에서의 구속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나는 그저 안전벨트를 매고 오직 기사님을 믿으면 된다.
기사님은 천국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예수님이라 묵상해 본다. 안전벨트는 말씀 (성경) 에 매어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떨어지지 않는 뜻으로 묵상해본다.
나는 차창밖의 한가로운 풍경을 즐기거나 음식을 먹기도하고 이따금 졸기도 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할수가 있다.
가끔 컴컴한 터널을 지나칠때는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의 터널쯤으로 생각해 본다. 두려움과 의혹이 생기지만 단지 예수님을 굳게 믿기만 하면 다시 터널을 지나 꽃길을 만날 수가 있다. 그렇다. 우린 그저 많은짐 (재물, 걱정, 명예등) 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단순한 여행자의 모습으로 구원의 차를 (교회) 타면 예수님이 친히 인도해 주심을 믿자.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의 목적지를 알고 계시니까. 그리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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