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막 1장
박방지거: 찬미예수. 천주님의 은총으로 신부님이 귀국하시다니 참으로 하늘의 영광이요, 이 땅의 흥복이로소이다.
김신부: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제가 여러분의 도움으로 서품을 받고 귀국하다니….
현가를로: 안드레아 신부님이 조선사람으로는 처음, 신부서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성모님의 가호로 이땅에도 진리의 빛이 비추는 계기가 열렸구나하며 모든 조선교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조선교회를 위하여 방인신부님으로서 첫 강복을 내려주십시오.
나: 『잠깐만요. 잠깐 무엇하나 물어봅시다. 여기 이 대사중에 있는「강복」이 무슨 뜻이죠? 그리고「은총」이다「가호」다 하는것. 그거 다 천주교인들만이 사용하는 용어지요』
연출: 『아닙니다. 나는 불교쪽에 가깝습니다. 천주교용어가 아주 이해하기 어렵고 잘 몰라 전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배역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어때요』
연출:『공연이 내일 모레인데 어떻게 바꿉니까?』
위의 말들은 25년전 극단 고향에서 연극「청년 김대건」공연을 앞두고 연습실에서 있었던 대화다. 당시 나는 천주교에 대해서 문회한이였는데 선후배 연극인들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역을 떠맡기다 싶이 해 천주학에 대해 무학무식하기 짝이 없는 나로서는 흔이 난 일이 있었다. 지금쯤 그 배역을 하였다면 불후의 명연기가 나왔을텐데 거참…..
신바람이 나는 요즈음이다. 지난 부활절에 문화예술인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늦게 진리 탐구하느라 밤새우는 줄 모른다. 밤 열두시가 훨씬 넘도록 성경을 뒤적이고 주요 기도문을 외우고 교회사를 읽고 그저 즐겁기만 하니 어인 일인지 모르겠다.
웬만한 주일날 스케줄은 거절로 이로간한지 20여주. 그런데 왠일인가 직업이 배우다 보니 대사 외우는데는 수준급 (?) 이라고 자처하는데 주요기도문은 왜 그렇게 안외어지는지….「어머니 왜 날 낳으셨나요」하며 어떤 때는 돌머리인 나를 원망하면서 외우던 것을 팽개치곤 하다가「아니야, 나는 돌머리가 아냐」를 외치면서 팽게쳤던 것을 다시 주워 외운다.
그 모습을 주님께서 하늘나라에서 꼭 이러실게다.「이노옴 흐흠 50고개가 넘도록 나를 모르던 놈이 어찌 그리 성급하게 구는고」하시며 연민의 웃음을 지으실게다. 하기사 이 깊고 넓고 높은 진리의 말씀들을 일순에 넣으려는 나의 어리석음이 가끔 나 자신을 일깨운다.
늦으면 어떠냐, 늦어도 좋으니 확실히 주님께 가까워지도록 공부하고 노력하자. 세례를 받은 후에 주님께서 주신 은총을 생각한다면 이까짓 여려움이 뭐그리 대단한다.
나 이제 주님의 사랑 담뿍 받아 25년전에 못한 명연기, 문예성당을 통해 이루리….
▲문화예술인성당 건립추진위원회 사무실: 793-7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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