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공무원은 모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행정은 국민의 기관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어、정권말기가 되면 으례 공직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공직자의 봉사자세가 흐트러지고 있다. 이러한 공직자들은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10일에 금년 연말에 실시될 대선 등 정권 교체기를 염두에 둔 무소신 행정、무사안일 행정、책임회피 행정、눈치보기 행정등 정치적 전환기에 수반될 공직사회의 기강해이와 공직자들의 각종 민원에 관련된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정부 사정기관을 총동원하여 고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2개월간의 특별 사정활동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번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내사는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속에서 행정누수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정부가 시인하는 것으로 볼수 있겠다.
정권 교체기마다 행정누수 현상이 반복되는 가장 주된 요인은 역대 정권들이 공직자들을 자기들의 권력유지 수단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살아남고자 하는 공직자들은 무사안일이나 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특별사상과 같은 조치는 내사로 적발된 공직자에게는 파면이라는 중벌이 내려질지 모르지만 공직사회 전체로 보면 근본적인 처방은 될 수 없고 일시적인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 부조리를 근원적으로 치유하려는 정부라면 행정이 권력의 시녀 역할로부터 벗어나게 하여 공직자들이 권력자의 편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 서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국민의 편에 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해서 봉사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말한다.
봉사와 책임의식은 목전의 이익에 집착하는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이익본위 사회에서는 항상 약해지기 마련이다. 권력자나 공직자가 자기중심주의의 이권 추구보다는 이웃에게 나를 내어주는 희생정신이 있을 때、참된 봉사와 임무를 다 할 수 있고 또한 행정이 국민 속에서 국민의 공복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사실 어떤 공동체이든 지도자가 자기 희생을 많이하고 있다면 분명 그 공동체는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어떤 이유든지 보통 사람들 보다 더 고통을 당하며 깊은 고뇌에 빠져 있게된다. 만일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거나 주저하는 사람은 벌써 지도자의 자격을 상실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의 경우에는 지도자들에게 더 철저한 희생이 요구되고 있다. 교회를 이끌어 가고있는 사제들은 공직의 지도자들 보다 온전히 자기를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봉헌해야 하는 성직자이기 때문이다. 사제들이 그리스도께서 말기신 사제의、예언직、왕직을 성직자의 모습안에서 실천하지 못하여 신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도 비난의 대상이 되어 내사를 받아야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하느님께서 사제들의 사목생활에 대한 특별사정을 착수하였다면 사목활동중에 나타날 잘못된 일과 비리는 무엇일까? 아마도 성직자들의 무십자가、무사안일、무봉사등이 집중 내사되리라고 본다.
내사받기 전에 우리 자신이 사목생활을 먼저 자성해 보고 치유하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행하는 자기중심주의로 생활하고 있다. 사제가 된 것은 이웃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자신의 뜻을 채우기 위함으로 바뀌어졌다.
풍요로워진 우리는 풍요의 울타리 밖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아 고통을 속으로만 삭히면서 체념과 무기력한 좌절의 늪에 빠져있는 이웃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은 다람쥐 쳇바퀴돌듯한 생활로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7월5일 오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안드레아 김대건 사제 순교자 대축일이다. 우리의 잘못된 사목생활 전반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성 김대건신부님의 순교의 정신을 이어받아、우리도 진리를 위해 몸바치겠다는 결단으로 사목생활을 하여야한다.
성 김대건 신부님이 15세의 어린 나이로 사제가 되기 위한 길을 선택했다는 것은、1836년 그 당시가 박해시대였기에、자신의 전 존재를 바쳐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다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각오가 서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교자들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은 실상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가르침과 같다는 것을 생활로 보여주신 분들이다.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길은 이 세상 삶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집착을 하지 않아 잃어버릴 아무것도 없어지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도 없어지게 된다.
순교자들은 모두 우리와 똑같이 더 편안하게、즐겁게 그리고 오래 살고싶은 생명에 대한 애착을 가졌지만、 하늘 나라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 흔연히 자신을 던진 결단의 신앙인들이다
공직자나 성직자 모두가、맡겨진 사명은 서로 다르다 하더라도 도사림과 이해타산을 뛰어넘어 이웃에게 나를 내어주는 삶만이 사회나 교회를 밝게 만들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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