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이냐시오 신부님의 어머니시기에 또한 우리의 어머니이신 모니까님이시여 이 눈물어린 연도소리를 듣습니까? 세상을 떠나셨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가음정 성당 신자들이 허겁지겁 줄줄이 달려왔습니다.
성녀 모니까처럼 아들이 좋은 사제되라고 마지막 병원을 찾던 그날까지 일흔 여덟 한 평생을 성모의 다섯폭 치마자락에 매달려 애원하시며 희생과 봉사로 고생만 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셨기에 슬피 울고 있습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편안하게 주무시는 듯 맑고 조촐하신 모습으로 운명하셨으니 요셉 성인의 돌보심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흔히들 말하지요. 이 세상 사는 동안 선을 베풀다가 세상을 떠난 영혼의 육신은 정결하다고들 하지요. 영전에 모신 사진 속에서 학사모 쓰신 모습처럼 모니까님은 항시 사람을 반겨 주시는 인생학사이셨지요.
칠남매의 어머니로서 가지 많은 나무처럼 바람 잘날 없으셨지만 하느님께 훌륭한 아들을 바치셨으니 모니까님은 찬미를 받으소서.
하오나, 이렇게 훌쩍 떠나시면 어머니 안 계시는 이냐시오는 어찌 하오리까? 추석 설 명절 날에는 누가 따뜻이 반겨주시며 아플 땐 누가 돌봐 주시오리까?
모니까님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연도소리 그칠 줄 모르는 영전에는 당신의 귀한 아들 딸들이 살아생전 효도 못해 본 후회와 비통함으로 가슴 두들기고 있사옵니다. 이 눈물도 거두어 주소서. 모니까님은 성자처럼 사셨기에 그 크신 덕을 잊지 못하여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통곡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다시 뵈올 수 없는 어머니 그리움병을 어찌 하나요? 살아 계실 때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한 철부지들을 용서하소서 이제는 술픔이 없고 절망도 안타까움도 고통도 없으리이다.
주님 품안에 편히 잠드소서. 부활과 영원한 삶을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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