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수 없이 집앞 외과에 갔더니 상처가 엉덩이살 깊숙이 파였는데 그 옆으로 신경이 통과하여 여기서는 치료를 할 수 없고 큰 병원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무관심 했구나 눈앞이 캄캄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구나 이 모든것이 야속하기만 하구나 이렇게 아내의 정성을 보아서라도, 하는수 없이 종합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께서 보시고 아직 급한것이 아니라면서 약을 주면서 집에서 치료나 잘 하라는 것입니다. 지압도 8개월이 지났지만 아내는 더 나아지지 않는다고 병원에서 수술이라도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꾸만 나을것이라는 기대감과 미련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아내는 목욕탕도 없는 허술한 집에서 그 한겨울 부엌에서 목욕하며 갓바위를 다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코가 막히기 시작하였습니다. 방에다 빨래 수건을 적셔 걸고 해도 자꾸만 코와 입이 마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아프게 되었는데 지압사, 약방이나 여러사람 이야기는 마비된 사람이 나을때는 몹시 아프고 풀린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렇게도 아프니 우리 부부는 이제는 낫는다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마비가 풀려서 일어 나겠구나 일어 나기만 하면 욕창도 금방 나을 것이고 우리 가정도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3일정도 지나니 설사를 하고 저녁 늦게부터는 헛소리를 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때 내 몸에서 냄새도 무척이나 나고 그래서 이튿날 일찍 부모님과 같이 집 앞 외과에 갔더니 폐혈증(피가 썩는병)이라고 하며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헛소리 한 것과 병원에 온 것은 생각이 나지 않는데 택시를 타는것 부터는 생각이 납니다.
저의 집은 동부주차장 근치인데 시내 종합병원으로 가다가 MBC방송국 앞 네거리 신호등에 걸렸습니다.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던 중 파티마병원으로 가자고 하여 핸들을 돌려 병원 응급실에 가서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저를 부르셨다고 생각합니다.
신호등에 걸리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하느님도 만나지 못하였을 겁니다. 응급실에 가서 부터는 의식을 잃었기 때문에 아내의 말에 따르면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혈압이 낮고 소변이 나와야 하니까 오후에 봐서야 죽을지 살지 알수 있다고 했답니다.
밤이 되니까 소변이 조금 나오고 혈압이 오르니 저는 어디 가야 한다며 앉아서 소리를 지르고 하여 눕히려고 해도 얼마나 힘이 센지 되지 앉아 간호원이 주사를 놓아 3일을 깨어 나지도 않고 혼수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럴때 의사선생님께서 다리를 찢어 놓아야 균이 나오니 오른쪽다리 허벅지 장단지에 뼈가 나오도록 20~30㎝가량 7군데나 찢어 놓았으니 썩은 냄새가 말할 수 없이 풍겨 옆사람까지도 견디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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