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십여년이 넘도록 자녀가 없이 시집어른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주님이 하시는 일, 특히 자녀 문제만은 인간의 능력으로 못하는것이 아니겠는가? 거의 포기하고 살던 어느날 몸이 아프고 구토를 하여 병원에 찾았다. 생각지도 않은 임신이란다. 이렇게 낳은 아들이 첫 영성체를 하게 되었다. 이사를 하여 성당 길이 낯설어 혼자는 못다니고 본당도 다르니 친구들도 없다. 1개월이 넘도록 3시30분에 아들과 함께 집을 나와 6시30분 정도에 같이 집으로 온다. 외출을 했다가도 교리시간에 늦을까봐 택시, 전철을 정신없이 집어타고 시간을 맞추었다. 성당에서 바쁠때는 필요한 준비에 도와주기도 하고 주로 성당 안에서 기도를 한다.
교리가 시작되는 날부터 성체조배, 묵주기도를 시작하였다. 아들역시 나도 이제 미사 시간에 구경만 하지 않고 예수님을 모시게 되었다면서아주 기뻐한다. 나는 텅빈 성당안에서 기도한다. 「예수님 저기쁨이 변하지말게 해주시고 예수님을 죽을 때까지 좋아하며 당신의 도구로 길러 써주십시요. 사제가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연약한 사제보다 건강한평신도로 길러 써주십시요
성령강림대축일 첫 영성체 날이다. 첫 고백을 한다고 죄목을 적어서 혼자 읽고 다닌다. 고해성사를 보고 와서 목욕을 아침, 저녁으로 해댄다. 아주 기쁘단다. 아빠가 생일축하금이라며 봉투를 주기에 아들과 함께 나환자 촌인 라자로 마을에 방문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싫다던 녀석이 가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해 흥분된 어조로『엄마 저기 학교도 있네. 제들은 환자가 아니야? 학교도 다니고』하고 말한다. 『그래 엄마 아빠는 나환자지만 아이들만은 병이 없는 사람들이란다』어느새 집에 도착하자 피곤한지 침대로 들어갔다.
아들의 첫영성체를 위하여 여름 옷 한벌 값이 없어져도 예수님이 아들만 이뻐해 주시고 아들이 예수님만 따르면 일평생 산다면 무엇이 아까우랴.
『첫 영성체를 할때 네 소원 한가지만 예수님께 청하면 꼭 들어 주신다. 준비했니? 하고 물으니『엄마 나 벌써 정했어 그런데 비밀이야』하며 웃는다.
드디어 성령강림대축일 3시에 어린이 미사가 시작되었다. 아들은 여러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조용히 첫 영성체를 하였다.
『주여! 이 어린 새싹이 신앙안에서 굳게 자라게 보살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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