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하느님을 부르고 통회하면서 그저 한없이 울기만하던 어느날 진주의 중단되었던 생리현상이 정상으로 돌아와 대ㆍ소변을 보게 되었으며 우유도 먹을 수 있고 부풀어 올랐던 몸이 빠지고 웃기도 하였습니다.
꺼져가는 촛불같던 진주가 다시 살아 숨쉴수있게 된다는 생각에 하느님의 권능을 믿게 되었습니다.
먹을수 있고 먹구난 뒤 그것을 배설할 수 있음도 하느님만이 하실수 있는 생명의 축복임을 절실히 깨닫고 그저 막연하게 믿어오던 하느님을 내 삶의 중심자리에 모시고 살리라 결정하고 신앙생활을 할수있는 안식처를 정하고 싶어 가톨릭을 선택하였습니다.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두딸과 함께 성모승천대축일에 영세를 받던 그날의 기쁨과 감격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고 굳게 살리라는 새로운 힘과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은 주님께 맡기고 살아갈 때 진주의 화상상처가 아물어 가면서 또한번의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소피아(진주)의 피부가 없는 살갗은 구겨지고 보기가 흉했으며 다친 팔목과 손가락이 오그라 들고 목이 당겨져 지켜보는 저의 마음은 갈갈이 찢겨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 증세가 심해지고 저는 절망김에 휩싸여 또다시 원망과 두려움에 몸을 떨어야 했습니다. 『주님! 제가 어떻게하면 좋겠습니까?』하고 하느님께 매달렸지만 그어떤 위로와 해답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영세의 기쁨속에 새롭게 태어난 감사의 생활도 많은 교우들의 방문과 위로의 기도에 얻은 용기도 연일 계속되는 고통에 모두 팽개쳐 버리고 찾아오는 교우들 마저 피하게 되었습니다.
교우들이 찾아와 소피아를 보고 놀라워하는 표정과『어쩌다 저리 되었느냐』『수술하면 고칠수 있다고 하느냐』는 등등 묻지 않았으면하는 질문에 견디기 힘들었고 잊어버리고픈 상처를 자꾸만 들쳐내어 괴로웠습니다.
지나친 위로와 바로보는 눈빛들이 싫어 미사참례도 망설이게 되었으며 어느틈에 내 삶안에 어둠의 커텐을 치고 살았습니다.
소피아는 그런 중에도 차츰 성장하여 귀여운 재롱으로 웃음을 안겨주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언제나 찢어지는 아픔을 참을 수가 없어 성모님 앞에서 무릎꿇고 울고 또 울어야 했습니다.
화상의 후유증이 이처럼 무서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저는 잠자는 소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주님을 부르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 의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잦아질수록 하느님을 원망하고 증오하게 되었습니다.
모든게 하느님 탓이라고 믿으면서 소리치고 발악했습니다. 심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식 사랑으로 이성을 잃고 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무한히 사랑한다고 하셨는데 사랑은 커녕 왜 고통만 주시는지 몰랐습니다. 아무 죄없는 어린 소피아에게 참고 견디어 낼수없는 고통과 시련을 주시느냐며 기적을 베풀어 당신을 확고히 믿을수 있도록 해달라고 악을 썼습니다.
그때 어디선가『네 고통이 아무리 크다한들 내 고통만 하고, 네 아픔이 아무리 크다 한들 어찌 내 아픔만 하겠느냐 나로 똑바로 쳐다 보아라』하시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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