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최근 「가톨릭용어집」편찬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우리 교회의 고질화되어온 교회 용어 표기의 통일이 기대되고 있다. 교회 용어 표기를 통일시키는 「가톨릭용어집」편찬은 아직 계획 단계에 불과하지만 주교회의가 그 필요성과 시급성을 인식하였다는 점에서 늦은 감은 있으나 크게 환영할 만한 사안이다.
우리 교회 용어는 그 특성상 외래어 표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어 그야말로 중구난방, 극심한 혼란 상태에 놓여 있다. 게다가 외래어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음에 비해 통일된 원칙 결여와 사용자들의 확정된 원칙 준수 개념마저 희박하여 어지러울 정도로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용어집 편찬 계획은 이미 지난 10월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용어집의 필요성 만큼 사안과 그 과정이 중요하므로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실무 책임자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기존 용어에 대한 전반적인 심의를 거치고 나면 용어위원회가 설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용어집 간행을 진척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당국자의 원칙적인 간행 지침을 존중하면서 신중하게 처리함과 동시에 간행에 있어서 신속성이 가미되길 기대한다. 우리 교회의 용어 표기는 너무 혼란한 상태에 빠져 있어 시급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용어집 편찬 계획에 앞서 이미 용어위원회가 기준과 원칙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기준과 원칙이 수립되었다면 발행도 가능한 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용어 표기 통일은 기준과 원칙만 수립되면 예상보다 작업이 단순하여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가톨릭용어집 편찬 계획 수립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새 가톨릭대사전과의 연계성이다. 새 가톨릭대사전은 그야말로 용어 표기의 본보기이며 집대성이기에 이 작업들이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이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관계자들이 연계성을 지닐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가톨릭대사전」과 「가톨릭용어집」의 용어 표기가 다르다면 용어 표기 통일을 기하기 위한 「가톨릭용어집」의 발간 의의가 그만큼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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