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 레지오 마리애 교육을 다녀온 남편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통닭과 내가 좋아하는 가톨릭 서적 6권을 사가지고 왔다.
통닭과 음료수 맥주 한 병을 놓고 시작기도는 남편이 음식을 다 먹은후 마침기도는 큰아들 4학년짜리가 했다. 평소 기도생활도 소홀하고 해서 막막해 할 줄 알았던 아들의 기도는 그야말로 너무나 멋진 기도였다. 성호경을 긋고 『하느님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마다 소말리아 어린이들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이 풍족한 음식을 맛나게 먹는데 소말리아 어린이들은 먹지 못해 죽고 병들어가니 하느님 우리에게만 맛있는 것 주지 마시고 소말리아 어린이들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세요. 하느님, 그러나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특별히 기억해 주신 것은 참 감사합니다. 하느님, 맛있는 음식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이 긴 기도를 나는 한마디도 빠뜨리지 않았다. 너무나 의미있는 기도였다. 남편은 『진짜 우리 아들』이라며 좋아했다.
하나를 받으면 둘을 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남편처럼 아들 역시 남에게 베풀기를 너무나 좋아한다.
이 기쁜날 아들의 기도소리에 의미심장함을 느끼는 오늘 우리 가정은 아들 기도처럼 소말리아 어린이들이 배고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베푸는 마음을 배우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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