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 다소 나아져가는 느낌이 들긴하지만 「지역감정」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임에 틀림없다. 사실 지역감정은 사회적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국민 개개인의 성장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근원적인 의식의 한 부분이라고 말해도 좋을만큼 우리 각자의 내면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역감정이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역감정과는 별개로 여전히 강원도나 충청도, 또는 전라도 같은 지역은 나 같은 경상도 사람에게는 좀 생소하게 느껴지는 곳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그런지 본당에서 이러한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새로 부임하는 수녀님을 맞게 되면 약간 서먹하면서도 무언가 신기하고 신선한 느낌을 갖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수녀님들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지역 특유의 전통, 생활상, 의식 때로는 아픔들을 접하게 되면 우리의 의식 속에 자리잡은 지역 간의 장벽이 서서히 허물어지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러한 수녀님을 통한 간접경험이 지역감정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우리가 교회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이「사랑」이라는 것은 교우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도대체 우리의 사랑의 범위가 어디에까지 닿을 수 있는가는 되돌아보면 참으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자신가족 친척 친구 동료 동창…. 이런 식으로 그 범위를 생각하다보면 우리의 사랑의 범위가 얼마나 편협하며, 이 편협성이야말로 지역감정의 진정한 원인이라는 사실에도 생각이 닿게 된다.
이 좁은 나라에서 타 지역에 있는 내 동족조차 사랑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신자로서 사랑을 말할 수 있을까? 참으로 이제 우리 교회의 신자들이 앞장서서 사랑을 나누는 첫 걸음으로서 지역감정 타파 운동에 나서야 할 때인 것으로 여겨진다. 수녀님의 지역간 교류와 마찬가지로 어떤 형태로건 신자들의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교구의 장벽을 허물고 신부님들의 지역간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지역감정 타파가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아울러 생각해보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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