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에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께서 피를 뚝뚝 흘리시며 제게로 다가 오시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죄 때문에 처참한 죽음을 당하셨지만 누굴 원망하시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또 주님의 마지막을 지켜보시는 성모님의 모습 역시 아픔의 고통을 묵묵히 참아내시고 지켜만 보셨습니다.
똑 같은 자식의 아픔과 고통을 지켜보는 모습이 너무나도 달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님과 성모님을 뵙고난후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고 참아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믿지 못하는 토마에게 상처자국을 만져보게 하셔서 신앙고백을 들으셨던 주님께서는 다시 저의 약한 믿음을 확신을 갖도록 이끌어 주시고 깨우쳐 주셨습니다.
주님의 죽으심은 바로 나의 잘못 때문이었고, 나를 깨우쳐 구원하시기 위해서 나를 때문이었고, 나를 깨우쳐 구원하시기 위해서 나를 대신 하여 소피아가 주님의 도구로 사용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통과 시련을 통해 신앙이 성장하고 주님과 함께 믿음의 생활을 할수있다는 진리를 얻고서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소피아를 우리와 함께 현존하시는 주님으로 모시고 산다고 자부하면서도 소피아가 자랄수록 화상 후유증인 당기는 증세가 심해 소피아의 발육이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주님! 당신은 하시고자하는 일은 어떤 일이든 다 하실수 있으니 소피아가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발육을 막아주세요』라고 어처구니 없는 기도를 하고 또 했습니다.
합당치 못한 기도가 이루어질리 없었고 실의에 빠져 끝내 죽음까지 생각했습니다. 소피아랑 함께 죽으면 다 해결 되리라는 착각에서 또 다시 하느님을 배반하고, 남편에게 불안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깨어난후 죽는다는 것은 살아가는 일보다 더 고통스럽고 어럽다는 진리를 경험하였으며, 생명을 주시는 분도 생명을 거두어 가시는 분도 오직 하느님 한분이시고 그것은 거억할수 없는 하느님의 섭리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간사함과 무한정한 욕심의 프로가 된 나는 당기는 증세를 없애달라고 다시 주님께 매달렸습니다. 주님은 옷자락만 잡아도 병이 완쾌되었다는 성서의 말씀처럼 기적을 간구했습니다.
소피아의 고통을 바라보며 화상전의 예쁜 소피아의 모습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나친 욕심은 하느님을 의지하면서도 하느님을 원망하는 나를 만들어 나는 현실속에서 악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계속하였습니다.
지난 고통을 잊고 후회하면서 통회하는 나는 요즘 가슴을 치며 그 죄스러움을 어찌 용서 받을까 걱정입니다. 나같은 하찮은 인간이 감히 주님을 원망하고 학대했다니 고개조차 들수 없습니다.
그당시 가엾은 소피아를 생각하며 삶의 의욕을 잃고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나약한 인간이었던 나는 그저 본성속에 살면서 하느님께 투정하고 불만을 토하기도하고 때로는 매달려 의지하기도 하면서 살라갔습니다. 그러던 중에 참으로 기쁜 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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