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있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형법개정을 통해 사실상 낙태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에대해 한국주교단은 7월 13일 형법개정안 제135조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 「태아의 생명을 죽이지 말라」를 발표하고 같은날 주교회의 사무처는 그 보조자료를 발표, 형법개정안 제135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 각 교구 각단체에 낙태반대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CCK사무차장 겸 저의평화위원회 총부송열섭신부가 낙태문제에 대한 특별기고문을 보내왔다.
1, 세계 도체에서 낙태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낙태 찬ㆍ반론이 정치 이슈로 등장한 것을 비롯해서 연간 16만 정도의 낙태 현실을 개탄하며 이태리의 기독교 민주당(Partito Demochris.tiano)의원 87명은 이태리 내각의 생명권에 대한 미온적 태도에 정명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1991년도 7만5천여건의 낙태를 기록한 독일, 지난 6월26일 독일 하원은 임신 12주 이내에 상담 기간이 경과한 후에 자유롭게 낙태할 수 있다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 통독뒤에 유일한 퇴보가 있다면 그것은 동독에서 매우 광법위하게 허용된 낙태가 서독의 낙태 규제법에 영향을 미친 것일 것이다.
과거 공산국가였던 동독에서는 요청하는대로 낙태가 가능했던터라, 새 법률이전의 동서독간의 정책은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기독교 사회 연합은 표결에 앞서 만약 새 법안이 통과 되면 헌법 재판소에 위헌 심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어떻든 독일의 새 낙태법 통과는 과거 동독공산주의의 승리인가?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물질주의의 승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념적(동독)이든 실천적 (서독)이든 비록 명본은 다르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물질주의의 승리라 해야 할 것이다. 주체인 인간 생명이 객체요 수단인 물질의 하위로 이토록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2, 왜 낙태를 반대하는가? 그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 낙태는 가장 작고 힘없는 개별인간, 생명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며 잉태의 그 순간부터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며 잉태의 그 순간부터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기때문이다. 낙태는 어떠한 이유로든지 생명의 근본 권리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이기 때문이다(가정권리 헌장, 제4조 참조). 오늘날 매년 1백50여만의 태아들이 민주주의 국가인이 나라에서 죽어가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에 인간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민주주의가 있는 것인가? 마더 데레사는 말한다. 「만일 어머니조차도 그태중의 자식을 쉽게 없애 버린다면, 과연 이 세상에 무엇이 남을 수 있겠는가?」이 말을 이렇게 옮겨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권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만일 태아의 생명권을 제대로 수호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정부는 도대체 무슨 봉사를 하고 있단 말인가?」
3,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소년 성교육및 성윤리 교육의 부재와 날로 증가하는 미혼모 실태는 성개방 물겨앞에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기혼자는 말할것도 없고 젊은이들마저 낙태후에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고 있기때문이다. 처음엔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2~3번 반복하는 동안 양심은 더욱 무뎌졌고, 4번째 유산하고 나서야 비로소 낙태가 살인죄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는 부인, 별 의식없이 되풀이한 잦은 낙태가 결국 자신의 육체를 별들게 했다는 것을 깨달은 자궁암에 걸린 부인, 안타까운 일이다. 낙태가 얼마나 무서운 악행인가를 이렇게 뒤늦게나마 깨닫게된 것은다행이라 할 수도 있을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 들이 「자신의 행복」이란 명목으로 귀중한 또 하나의 인간 생명을 빼았으면서도 그러한 비인간적 해위를 애써 함리화하고 있기때문이다.
왜 우리 사회가 이토록 생명의 존엄성을 인간 생명시초부터 무차별 짓밟고 있는가? 옛날부터 태교를 중시하고 잉태되는 순간부터 나이를 계산하는 지혜를 지녀왔던 우리 민족, 횐 옷을 즐겨 입고 하늘을 우러러 두려워 할 줄 알던 우리 민족이 어떻게 이다지도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이고, 비윤리적으로 쇠퇴하였을까? 왜 이토록 하느님의 법을 외면하고 있는가? 하늘의 뜻을 따르는 자는 흥하고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 저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하다는 명목으로 태어날 귀한 인간생명을 죽여버린다면, 그리고 힘있는 사람들이 자신만을 위해 흉기를 마구 휘두르고, 순결을 강제로 빼앗으며, 사람을 마치 물건처럼 팔아 넘긴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 모두 의식을 전환해야 하겠다.
4, 교회는 왜 강간, 기형아, 근친 상간에 의한 임신마저도 낙태해서는 안된다고 하는가? 이 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누구나 그러한 상황에 처할수 있고, 그것은 곧 아픔이요 고통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다. 생명권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고, 이 생명권은 이 세상누군가가 인정하고 수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인간 생명이 어떠한 조건과 발전 단계에 놓여 있든지, 명백하고 굳은 신념을 가지고 온갖수단을 동원해서 인간생명을 촉진하고, 모든 공격으로부터 인간생명을 보호할의지를 모든이에게 새롭게 보여주는 사명을 받았다」(가정공동체 30항). 더 나아가 교회는 이 세상 우리의 삶은 영원한 생명을 향한 여정임을 알려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이 싯점에서 행복의 의미,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은면 안된다. 행복은 결코 자기 만족이 아니다. 행복은 인간다울 때만이 찾아드는 것이다. 인간다웁다는 말은 곧 사랑할줄 알고 희생할줄 알며, 물질적 가치 위에 인간이 있고 더 나아가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의 자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사람은 비록 두 발은 이땅을 딛고 있지만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있지 않은가! 강간, 근친상간 등에 의한 임신의 경우나 기형의 경우, 출산은 분명히 하나의 십자가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것은 부활을 기약하는 십자가라는 사실이다. 낙태는 비록당장의 큰 짐을 더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은 이미 하느님의 법(자연법과 신정법)에 위배되는 것이요, 또 다른 악 (폭력, 살인)을 낳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사회를 서서히 병들게 할 것이다.
5, 우리는 희망으로 새롭게 시작하자! 문제의 핵심은 인간성 회복이요 사랑이 회복이다. 따라서 낙태 반대운동은 인간을 물질 위에 놓자는 운동이요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회복하자는 운동인 것이다. 이는 윤리적 과제일뿐만 아니라 정치적 과제요 사회전반의 과제이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이다. 정치인, 의료인, 종교인, 교육인, 그리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인간성회복을 위한, 생명 존중의 윤리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기적이며 비인간적이고 비 자연적인 낙태로써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의료인으로서, 교육인으로서, 종교인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회복 하기 위해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 노력을 통해서만이 정부도, 가정과 사회도, 종교도 정화되고 쇄신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