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성직자들의 통일문제에 대한 의식조사결과 (본보 7월26일자 13면보도)는 여러면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한다.
먼저 전체조사 대상자중 응답률이 크게 저조한 점이다. 전국 15개 교구 1천1백78명의 본당신부들에게 우편설문지를 배포한 결과 회수율은 26ㆍ6%(3백5명)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성직자들이 일반적으로 교회 내 사회조사에서 응답률이 저조한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뿐아니라 통일사목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것도 저조한 응답률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응답자 30명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4ㆍ6%가 북한선교위원회의 존재나 활동에 대해서 잘 알지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말해준다고 하겠다.
설문내용가운데 교회의 사목활동에서 통일사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85ㆍ9%가 어떤 형태로든 교회는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문은 없으나 전체응답자의 63ㆍ6%가 본당에서 통일과 관련된 교육이나 행사 등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응답함으로써 통일사목에 대한 의식과 실천면에서 큰 괴리를 보이고있다.
또한 현재 교회의 통일노력에 대한 평가에서 긍정적인 평가는 불과 15ㆍ4%이고 부정적이거나 (39ㆍ3%)그저 그렇다 (43ㆍ3%)가 전체의 82ㆍ6%나 차지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통일사목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필요로 한다고 본다.
성직자들이 북한사회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거의 신뢰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즉 전체응답자중 8ㆍ2%만이 정부발표를 긍정적으로 밥아들이고 69%는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러한 불신은 지금까지 정부가 통일문제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해온데 대한 평가로 볼 수 있다.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인 성직자들 대다수가 정부를 불신한다면 그 정부는 뼈를 깎는 아픔과 살을 찢는 고통으로 대오각성하지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전체의 91ㆍ4%가 어떤일이 있어도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고 밝히고 또 과반수가 넘는 52ㆍ5%가 5~10년 사이에 통일이 된다고 예상한것은 성직자들의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과 기대를 보여주는 것같아 마음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현재 정부의 통일노력에 대해서는 15ㆍ3%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 통일방식에 있어서는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확산을 78ㆍ7%가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점진적인 대화에 의한 통일접근 방식으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가 민간차원의 교류(75ㆍ4%)와 정치·군사문제 해결(19ㆍ7%)을 내세웠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사제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해 통일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우리 교회로서도 이제 머지않아 이룩될 남북통일에 대비, 통일사목을 보다 내실있고 교회전역에 골고루 확산해나가는 준비와 노력이 있어야 할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