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본리성가대원의 한사람으로 화원교도소로 향했다. 재소자들, 각 본당 후원자들과 미사참례를 할수 있는 뜻깊은 날이었다. 2년전 부활절에 방문한후 두번째이기에 마음의 여유는 다소 있었지만 긴장되기는 한가지였다.
저번엔 미사후 친교의 시간까지 감안해서 성가연습과 성가외에도 한두곡 준비한것과는 달리 이번엔 갑작스레 성가를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평소 실력(?)으로 할 수 밖에.
주민등록증과 출입증을 교환해 가슴에 달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어 정성은 있어보일지언정 무색의 제복을 입은 이들께 약간의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구내성당으로 가는 길 양옆으로 늘어선 그분들이 가꾸어온 여린 국화화분과 서너잎 쏘옥 내민 옥청꽈리인듯한 식물을 감상하면서 모두들 감탄을 한다.
미사가 진행되고 그곳 솜씨꾼들의 자작곡 기타반주노래와 시낭독, 성모님께 드리는 글 등의 순서로 이어져 가는동안 저절로 눈시울을 적시며 손수건으로 눈물닦기에 바빴다. 성모님은 이토록 다양하게 우리를 사랑하시는구나. 과거야 어쨌건 지금 이분들은 세속에서 생활하는 우리들 보다도 어쩌면 더 깊이 회개하고 티없이 깨끗한 성모님을 닮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기억에 남는 글귀중 「사랑에는 목적이 없습니다. 사랑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이 대목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채 각 본당 자매님들도 나와 같은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는 지는알수 없지만 연신 훌쩍거렸다.
세상에 죄인아닌 사람이 어디 있으랴. 마음으로 짓는 죄, 입으로 짓는 죄, 세상에도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죄등, 죄를 짓게 한것도 우리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할때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 많이해야 할것이다. 수많은 죄인들을 대신해서 그네들이 보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기에. 예수님처럼.
우린 성가 봉사하러 간 사람이기 전에 그분들이 회개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관객이된 기분이었다. 아무도 보아주는이 없는 무대에 선배우라면 얼마나 허전하고 좌절할까를 생각하면 관람하면서 같이 공감하며 관람하면서 같이 공감하며 호흡하는 동안 참으로 교도소 방문은 얻은바가 많다.
더 열심히 신앙생활하며 살아야겠다는것과 그네들도 우리의 방문이 약간의 용기와 위로라도 되기를 하느님께 기도 해 본다. 교도소 문을 나오니 어제까지 오던 비도 그친 쾌청한 날씨가 우리모두를 감탄하게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